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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3연임 확정...향후 풀어야 할 과제는
입력 2018-01-23 12:06  | 수정 2018-01-23 14:32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사실상 3연임이 확정되면서 향후 금융감독당국과 노조와의 관계 개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2일 김 회장과 최범수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전 대표이사, 김한조 하나금융나눔재단 이사장 등 최종 후보군 3명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김 회장을 최종 후보로 추천했다. 금융지주 회장으로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이은 세 번째 3연임이다. 오는 3월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며 임기는 3년이다.
윤종남 회추위 위원장은 "김정태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성장기반 확보, 그룹의 시너지 창출 및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회추위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며 "앞으로 지배구조 개선 관련한 감독당국의 방침과 지도를 수용하고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통해 경영 안정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장 선출과정에서 감독당국과 하나금융은 '지주회장 셀프 연임' 등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또 감독당국은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과 10개 은행에 대한 채용비리 의혹이 검사 중이라는 이유로 하나금융 회추위에 회장 선임 절차를 잠시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회추위는 '관치(官治)'라며 예정대로 일정을 강행, 극심한 갈등 양상을 연출했다. 관치 논란이 거세지자 금감원은 '삐죽삐죽' 하나금융에 대한 지배구조 검사를 늦추겠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서며 일단락 됐다. 감독당국은 22일 시작한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검사에서도 하나금융을 잠시 보류했다. 지금은 감독당국이 한 발 뒤로 물러섰지만 이 같은 상황이 하나금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향후 하나금융에 대한 검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있으면 징계하고 없으면 그대로 끝"이라며 "그때 (김정태 회장이) 내정자 신분이든 회장 신분이든 검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이 향후 감독당국과의 관계 회복을 주요 핵심과제로 놓고 이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한다. 김 회장도 불편한 관계를 의식이라도 한 듯 후보로 추천된 직후 "앞으로 금융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최고경영자 승계절차 운영의 투명성 제고 ▲사외이사 선임 관련 객관성 및 투명성 강화 ▲책임경영제체 확립을 위한 후계자 양성프로그램의 내실화 등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 하는 등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의 3연임을 강하게 반대해 온 노조와의 갈등 봉합도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하나금융 노조는 지난 4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과 의결권자문사 ISS 등에 'CEO 리스크'와 관련된 의견서를 전달했다. 김 회장이 회추위에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설득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 노조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회추위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후보들의 윤리적 자격에 대해 적격한 평가를 했는지, 그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 지금 당장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 등은 지난해 정유라 특혜대출 의혹과 이상화 전 하나은행 본부장 특혜 승진 등을 문제 삼아 김 회장을 고발, 검찰이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동시에 최순실의 1심 선고도 다음달 예정돼 있어 특혜대출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부각할 수도 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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