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지난해 `종각역` 상권 임대료 오름폭 최고…"잦은 손 바뀜…공실도 많아"
입력 2018-01-23 10:22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 모습 [사진: 강영국 기자]

지난해 서울 시내 주요 상권 가운데 임대료가 가장 많이 오른 상권은 '종각역' 주변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종각역' 상권은 38.4% 올랐다. 이어 ▲이화여대 19.5% ▲망원동 15.1% ▲신촌 13.1% ▲연남동 12.7% 등의 순으로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신사역 -17.2% ▲상암DMC -14.9% ▲잠실새내역 -13.8% ▲압구정 -13.0% ▲북촌 -10.8%를 기록하며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 영향이 이어졌다.
'종각역'은 유동인구가 많은 오피스 및 요식업 밀집지역이라는 입지 요인으로 임대 호가가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페업하는 점포로 공실도 많은 실정이다. '이대' 상권도 높은 임대 호가(대현동 일대 ㎡당 6만원)가 유지되고 있지만, 신촌로 대로변을 포함한 이면상권 곳곳에는 임차인을 찾는 플래카드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망원동·연남동 등 홍대 인접 상권은 임대료 상승이 가팔랐다. '망리단길'이라는 별칭을 얻은 '망원동' 상권은 소규모 카페, 의류, 공방 등이 속속 둥지를 틀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의선 숲길을 중심으로 형성된 '연남동' 상권도 요식업종을 중심으로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상권은 골목 곳곳에 상가 주택 리모델링이 활발히 진행 중이어서 젊은층 위주로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신사동' 상권은 임대료 약세(-17.2%)를 보였다. 최근 가로수길을 찾는 내국인이 늘면서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지만, 유커를 대상으로 입점한 SPA, 코스메틱 업종 등은 여전히 한산한 분위기다.
'상암DMC' 상권은 주로 오피스나 오피스텔 하층부에서 요식업종 위주로 형성됐지만, 일부 오피스들과는 동선이 연결되지 않아 저녁 시간 외에는 예전만큼 북적이지 않고 있다. '잠실새내역' 상권도 요식업종 위주로 상권의 명맥을 이어오곤 있으나, 20~30대 소비층의 방문이 줄며 과거에 비해 비교적 조용한 모습이다.
'압구정' 상권은 장기간 지속되는 상권 위축으로 압구정 로데오 상권 활성화 추진위원회 등이 결성 되는 등 임대료 인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예전 모습을 못 찾고 있다. 북촌 상권도 높은 임대료 수준에 개성 있는 점포들이 사라지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가 옅어지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 감소로 빈 점포도 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상가 임대료 인상률의 상한을 9%에서 5%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령'을 이달 안에 개정할 예정이다. 근로자 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또한 계약갱신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계약갱신기간 연장 등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지만, 임대료 인상 억제와 환산보증금 범위 확대가 시행되면 상가임차인들의 임대료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산권 침해 등 임대인의 반발 속에서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상가 임대차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 개정 만으로 임차인의 부담이 줄어들 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많다. 올리지 못한 임대료 상승분을 관리비로 전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114 김민영 연구원은 "상생협약 등 구체화된 내용이 담긴 상가임대차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르면 1월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경제와 맞닿아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성 있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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