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테스터 화장품에 병원성 세균 득실…3개 중 1개는 위생불량
입력 2018-01-09 18:00 

화장품 매장에서 소비자들의 컬러 선택을 돕기 위해 비치된 견본품인 '테스터 화장품'에서 병원성 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나와 오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제품에서는 유통 화장품 기준의 2000배가 넘는 세균이 나오기도 했다.
9일 한국소비자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16개 매장에서 42개 테스터 화장품을 대상으로 비치·표시실태 및 미생물 위생도 조사결과 살아있는 호기성 생균과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 호기성 생균 수는 살아있는 세균과 진균 수를 측정한 것으로, 세균·진균에 오염된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상처가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 염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인체에 흔한 감염증(피부질환, 구토, 설사, 복통 및 오심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세균이다.

테스터 화장품은 뚜껑없이 개봉된 상태로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공기 중의 먼지·습기, 사용자간의 교차오염 등으로 위해미생물에 쉽게 오염·증식될 수 있다.
조사대상 16개 중 13개 매장(81.3%)에서는 아이섀도 제품을, 9개 매장(56.3%)에서는 고체형 제품(립스틱)을 뚜껑이나 덮개 없이 개봉 상태로 비치하고 있었고, 제품을 위생적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도록 일회용 도구(브러시 등)를 제공하는 곳은 1개(6.3%) 매장에 불과했다.
조사대상 42개 제품 중 6개(14.3%)만 개봉일자를 기재했고, 13개(31.0%) 제품은 유통기한·제조일자도 확인할 수 없었다.
이 중 14개 제품(33.3%)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미생물이 검출되기도 했다. 3개 중 1개 제품은 위생 불량인 셈이다.
아이섀도 16개 중 2개(12.5%)에서는 총 호기성 생균이 최소 510~최대 2300 cfu/g 수준으로 기준(500 이하)을 초과해 검출됐고, 1개(6.3%)에서는 병원성 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왔다
마스카라 10개 중 5개(50.0%)에서 총 호기성 생균이 최소 550~최대 2200 cfu/g 수준으로 기준(500 이하) 초과했으며, 립제품 16개 중 4개(25.0%)는 총 호기성 생균이 최소 1530~최대 214만cfu/g 수준으로 기준(1000 이하)치보다 2140배나 넘는 균이 나왔다. 3개 제품(18.8%)에서는 황색포도상구균이 나오기도 했다.
아이섀도·마스카라·립제품 등의 용기는 대부분 뚜껑을 열어 사용하는 단지 형태(Open jar)로 튜브(Tube) 또는 펌프(Pump)식 제품보다 사용자들로 인한 교차오염 위험이 높다. 오염된 제품을 눈·입술 등과 같이 민감한 부위에 사용할 경우 피부질환·염증 등 위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 위생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한국소비자원 및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테스터 화장품 안전성 확보와 소비자피해 사전예방을 위해 화장품협회에 가이드라인 마련을, 관련 업체에는 매장 내 테스터 화장품 위생관리 강화를 권고했다.
소비자원 측은 소비자에게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일회용 도구(브러시 등) 이용 ▲눈·입술 부위에 직접적인 사용은 자제하고 손목·손등 부위에 테스트 ▲제품에 기재된 개봉일자나 유통기한 확인 ▲테스트 후 최대한 빨리 제거할 것 등을 당부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