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파기 않지만 그대로 이행도 못해`…정부, 위안부합의 절충안 내놓을 듯
입력 2018-01-09 13:45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 오후 2시에 발표하는 위안부 합의 처리 방향에 합의를 파기하지 않지만 그대로 수용하거나 이행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12월 28일 이뤄진 양국간 합의에 따라 일본이 10억엔을 출연해 만들어진 화해·치유 재단도 당장 해산하지는 않고 일부 피해자 측이 요구하는 '10억엔' 반환도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강 장관이 밝힐 우리 정부의 조치가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으로 피해자 및 유족에 대한 현금 지급 사업을 계속하거나 문제의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을 인정하는 방향 역시 아니라는 것이 정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최종적·불가역적 해결', '국제사회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상호 비난·비판 자제' 등의 12·28 합의 문구가 우리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기조도 발표 내용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강 장관이 밝힐 대응 기조의 핵심은 위안부 합의를 놓고 피해자들과 우리 국민이 제기한 문제 의식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들이 될 전망이다. 대일 요구보다는 합의에 따른 국내적 '상처'를 치유하는 쪽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일위안부 합의로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공식 천명했지만 합의의 파기나 재협상 선언 대신 절충안을 택한 것은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문재인 정부는 위안부 합의 등 역사문제와 기타 한일관계 발전 및 양국간 협력을 병행 추진한다는 '투트랙' 전략을 밝힌 바 있다. 결국 합의를 파기할 경우 일본의 거센 반발로 이 같은 투트랙 기조를 실행하기 어려운 점,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 등을 감안해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에 피해자들과 일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모은다. '파기는 하지 않되 그대로 이행할 수는 없다'는 우리 정부의 대응 기조를 사실상의 합의 파기로 간주할지 등은 한일관계의 변수로 꼽힌다. 일본의 반응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방한 여부를 통해 투영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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