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1월 4일 뉴스초점-동심으로 봐주세요
입력 2018-01-04 20:10  | 수정 2018-01-04 21:01
'무찌르자 공산당, 쳐부수자 괴뢰군.'
70~80년대만 해도 6.25가 있는 6월이면 학교에선 학생들에게 반공 포스터를 그리게 했습니다. 미술 시간에도 그리고 숙제로도 그리고 반공 포스터 대회도 열렸죠. 북한을 악랄하게 그릴수록 점수도 많이 땄습니다. 그런데 지금 초등학생이 그린 '통일나무'라는 그림이 논란이지요.

그림에선 나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데, 두 손에 태극기와 인공기를 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은행이 주최한 미술대회 초등학교 고학년부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아이들 상상력으로는 얼마든지 나올 만한 그림이고 통일을 바라는 동심을 잘 표현했단 심사평도 있었죠.

그런데, 정치권에서 난리가 났죠.
'인공기가 은행 달력에 등장하는 세상이 됐다'며 보수정당 대표가 문제를 삼자, 같은 당 수석대변인은 인공기가 태극기보다 위에 그려져 있다며 말을 보태고….

북한은 물론 우리의 주적입니다.
하지만 인공기 등장이 문제라면, 과거 보수 정권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이 작품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수도 없이 인공기가 그려져 있죠. '통일나무'를 그린 초등학생은 아마도 대한민국의 통일을 꿈꾸며 그림을 그렸을 겁니다.

제발 우리 정치권, 통일을 바라는 아이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만 봐주면 안 될까요.

몇 년 인터넷에서 떠들썩했던 초등학생의 작품 하나를 더 보겠습니다. 통일 포스터 공모전에서 수상을 했다는 작품인데요.
'포스터 그리기 지겹다. 통일해라.'
이런 게 동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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