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OK저축銀, 모든 대출심사 AI가 맡는다
입력 2018-01-04 17:21  | 수정 2018-01-04 19:53
금융권을 휩쓰는 인공지능(AI) 열풍이 저축은행으로도 옮아갔다.
4일 OK저축은행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머신러닝 모형을 대출상품 심사에 도입하기로 했다"며 "모든 여신거래 상품에 이 모형을 적용하는 것은 국내 금융권 최초"라고 밝혔다. OK저축은행은 인공지능 전산 개발 업체 페니로이스, NICE평가정보와 함께 1년간 모형을 개발했다. 머신러닝이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특정 패턴을 찾아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보통 금융회사가 10~15개 지표만으로 보수적으로 대출 승인을 내주는 반면, 이 모형은 100여 개 변수를 활용해 변별력을 높인다.
기존 신용평가시스템(CSS)은 '20대는 연체율이 높다' '고소득자는 신용도가 좋다'는 식의 비교적 단순한 기준으로 대출 여부·한도·금리를 설정했다. 반면 인공지능은 기존의 계좌·카드·연체 정보, 주거지·직장·통신 기록 등 방대한 데이터에 복잡한 패턴을 적용해 한꺼번에 신용도를 평가한다. 은행 입장에선 부실대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고객은 더 나은 한도·금리를 제공받을 여지가 생긴다.
SBI·웰컴저축은행도 지난해 상반기 머신러닝 모형을 개발해 일부 상품의 개인신용 평가 등 대출 심사에 활용해왔다. 김상우 SBI저축은행 이사는 "기존 CSS와 머신러닝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안정성을 다지고 있다"며 "최초 도입 후 8개월 정도 지났는데 초기 연체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와 앞으로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신한금융그룹은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도입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인 '보물섬 프로젝트'를 출범시키고 은행 자산관리 분야에서 왓슨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자산가 고객들을 위한 PWM센터에서 주가와 글로벌 자본시장을 실시간 분석해 이를 토대로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식의 응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 심사에 AI를 도입했고, 우리은행은 KT의 음성인식 스피커 기가지니와 연동해 목소리로 은행 업무를 지시할 수 있는 AI 금융비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톡 등을 이용한 고객 상담에 상담원 대신 AI를 투입하는 '챗봇'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이달 중 IBM과 손잡고 보험 상담 '맞춤형'으로 개량해 고객과 처음부터 일대일 대화가 가능한 AI 챗봇 서비스를 출시한다.
[김태성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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