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땡큐 차이나" 철강업계, 중국발 수급 호재에 `함박웃음`
입력 2018-01-04 15:21 

2년 전만 해도 세계 철강업계의 공적이었던 중국이 최근 철강 업황 회복을 이끄는 주역으로 거듭났다. 철강생 산을 감축하는 동시에 철강이 많이 필요한 인프라 투자를 계속하고 있어서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 가격의 지표로 인식되는 중국 내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지난해 4분기 평균으로 t당 4153위안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24.6% 오른 수준이다.
철강 가격이 오른 이유는 중국 정부의 철강산업 구조조정과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맞물린 데 있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을 중국 내 인프라 투자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로 꼽았다. 중국공정기계협회에 집계된 지난해 1~11월 굴삭기 판매량은 11만783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7.6% 증가했다.
철강 수요를 늘리는 투자를 계속하면서도 중국 정부는 철강 생산설비를 감축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로부터 글로벌 철강 과잉공급 현상을 일으켰다는 눈총을 받은 탓이다. 실제 중국 공업신식화부는 지난 2016~2017년 1억1500만t의 철강 생산설비를 감축했다고 밝혔다.

대기 오염을 줄이려는 정책도 중국 내 철강 생산을 줄이면서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할 때 함께 태우는 석탄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중국 정부는 베이징, 톈진, 허베이 등에 위치한 철강업체들에 오는 3월 15일까지 감산을 지시했다. 이에 더해 허베이성 환경당국은 대기오염 긴급경보를 발령한 뒤 지난해 12월 12~15일 추가 감산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1분기까지 철강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철강 수요업계가 날씨가 풀리는 2분기부터 사용할 원자재 재고를 확보해야 하지만 동절기 감산 영향으로 중국 철강업체들이 생산해둔 재고가 부족해서다. 실제 지난해 12월 초 기준 중국 철강업체들의 재고는 852만t으로 1년 전에 비해 33.5%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철강 수요업계는 보통 춘절 연휴를 전후로 원자재 재고를 확보하지만, 철강업계가 오는 3월까지 동절기 감산에 묶여 있어 공급이 더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도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수익성이 개선하고 있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판재류 제품 가격이 2만원 상승하고 원재료 가격은 직전분기와 유사해 (수익성이) t당 2만원 상승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포스코는 이달 수요업계에 공급하는 열연가격을 5만원 더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포스코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한 1조2772억원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1조2874억원으로 예상됐다.
다만 포스코와 함께 국내 양대 고로(용광로) 운영업체인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4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에 그친다. 지난해 12월 13일 발생한 고로 폭발 사고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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