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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우성이 본, ‘강철비’ 그리고 ‘천만 감독’ 양우석
입력 2017-12-19 07:02 
양우석 감독의 `강철비`로 돌아온 배우 정우성. 제공| NEW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고통은 국민의 몫이다. 남한과 북한의 국민들은 분단 그 자체 보다는 그것(분단)을 정치적으로,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에 의하여 더 고통 받는다."(‘강철비 대사 중)
배우 정우성(44)과 ‘천만 감독 양우석(48)의 만남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이미 너무도 뜨거운데 북핵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며 우리가 처한 심각한 현실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한다. 그런 면에서 영화 ‘강철비는 화제작이자 문제작이다.
영화 개봉 날 만난 정우성은 덤덤한 모습이었다. 작품에 대한 주변 반응을 물으니 오랜만에 다양한 장르의 대작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 같다. 이 가운데 ‘강철비가 첫 테이프를 끊게 됐는데 전반적으로 세 작품(‘강철비,‘신과함께,‘1987)에 대한 평가가 고르게 모두 다 좋아서 뿌듯하고 또 설렌다”고 답했다.
정치권에 대한, 정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거침 없이 밝힌 터라, 그의 지난 행보와 ‘변호인으로 천만 관객을 모은 양우석 감독의 조우라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영화를 보기도 전에 ‘좌파 영화라며 맹목적인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이에 대해 ‘강철비는 좌도 우도 없는, 그런 이념이나 사상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보편타당한 현실을 담았다.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에 대한, 국가 원수에 대한 비판이나 불만을 조금이라도 이야기하면 그걸 무조건 ‘정치적 발언이라고들 말한다. 정치적 소신이 있고 굉장히 정치에 관심이 많아서 열을 올리는 것처럼 보이는 경향이 있는데 단지 한 명의 국민으로서, 이 나라에 살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내가 이 나라에 느끼는 바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할 뿐”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작품 성향이 아무래도 정치적인 이슈를 담은 것들이 연이어 있긴 했지만, 그것은 내가 의도해 찾은 건 아니다. 자연스럽게 어떤 흐름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나와 감독님의 만남만으로 어떤 선입견을 갖는 분들이 계실 거다. 그냥 영화는 영화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미소 지었다.
정우성은 편견을 갖지 말고 "영화는 영화로 봐달라"고 말했다. 제공| NEW
양우석 감독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현장에서는 늘 보살 같은 분이셨다. 웃음도 많고, 늘 배우들에게 극존칭을 사용하는 ‘예의맨이랄까. 영화에 드러난 날카로운 시선이나 통찰력과는 전혀 다른 면들을 촬영장에서 많이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님과 이번 작품을 하면서 정말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해 오셨다는 걸 온 몸으로 느꼈어요. 똑똑하고 뛰어난 것 이 외에도 어떤 확고한 신념과 믿음, 뚝심이 우직하게 느껴졌고 시사회 때에는 그런 열정으로 완성된 영화를 보며 초조해하기 보다는 스스로 뿌듯해하시는 것 같아 저 역시 기뻤고요.”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컸던 만큼 잘 해내야겠다는 욕심도 컸단다. 극 중 북한의 권력 1호와 함께 쿠데타를 피해 남한으로 내려온 북한 최정예요원 엄철우로 분한 그는 무엇보다 평양 사투리를 현실감 있게 구사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단다. 캐릭터를 위해 체중도 감량해야 했고 이 와중에 고강도 액션이 지속됐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작업의 연속이었단다.
정우성은 내가 맡은 캐릭터의 전사에 충실하게 몰입하면서 어떤 분위기에 대한 톤을 잡았고, 그의 신체적 특성이나 리얼한 액션을 위해 여러 가지로 준비할 게 많았다. 체력적으로는 분명 그 어떤 작품보다 2~3배 힘들긴 했지만 당연한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영화 속에서 ‘북한 1호의 얼굴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김정은을 암시하게끔 하는 풍자 표현들이 많이 쓰인 것에 대해 특별히 걱정은 안 한다. 오히려 90년대부터 김정은이 우리 영화를 보면서 영화광이라는 루머가 떠돌았는데 ‘강철비를 보면 어떤 생각을 가질까 궁금하다”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강철비는 같은 민족이지만 무관심해진 북한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어떤지 들여다보게끔 한다. 나 역시 시나리오를 봤을 때 우리의 자세는 어때야 할까 고민했다. 영화를 보는 많은 분들이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고 덧붙였다.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피신하면서 펼쳐지는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지난 2013년 개봉한 ‘변호인으로 1137만 관객을 동원한 양우석 감독과 정우성, 곽도원의 만남으로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영화 공개와 동시에 평단의 호평을 한 몸에 받으며 현재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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