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LG유플러스-네이버, AI 스피커 출시…"홈 미디어 1등 기대"(종합)
입력 2017-12-18 14:42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프렌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G유플러스]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가 포털사인 네이버와 함께 AI 스피커를 내놨다. LG유플러스는 고품질의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네이버는 넓은 유통망을 각각 확보했다는 점에서 윈윈(Win-Win) 전략으로 평가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18일 서울 용산 사옥에서 열린 AI 스피커출시 간담회에 참석해 "AI 결합으로 더 스마트한 홈 IoT를 구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셋톱박스도 AI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며 "일등 홈 IoT, IPTV와 AI의 시너지로 완성도 높은 홈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한 제품은 네이버의 AI 스피커인 '프렌즈'에 기능을 보강한 '프렌즈+'와 LG유플러스가 음향 성능을 강화한 제품(제품명 미정) 등 2종이다. LG유플러스는 AI 스피커를 포함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U+우리집AI'로 명명했다.
LG유플러스 IoT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오는 20일부터 프렌즈+와 자체 개발 AI 스피커를 단품으로 판매한다. 가격은 각각 12만9000원과 14만9000원이다. 주요 기능을 같지만 음향 성능은 LG유플러스의 AI 스피커가 더 뛰어나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홈 IoT 사업 성과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 LG유플러스]
◆ '날개' 달게 된 U+ 홈 미디어 사업
LG유플러스는 경쟁사보다 늦지만 네이버와 AI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이동통신 3사 중 3위 사업자지만 경쟁 우위에 있는 홈 IoT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로 홈 IoT 가입자 100만 가족을 돌파해 자체 추정 기준 시장 점유율은 71%에 달한다. 46개 건설사의 신축 아파트와 오피스텔에도 홈 IoT를 적용할 예정이다.
주목할 부분은 AI 스피커를 통한 홈 IoT의 음성 지원이다. 권 부회장은 "기존에는 스마트폰을 켜 앱을 실행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홈 IoT 활용도가 낮았는데, AI 스피커는 이 문제를 해결해준다"며 "향후 AI, 홈IoT, IPTV가 시너지를 낸다면 LG유플러스가 홈 미디어 쪽에서 확실한 1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선보인 AI 스피커 2종은 네이버의 프렌즈와는 다른 제품이다. 프렌즈+도 외형은 같지만 지원 기능에는 차이가 있다. 구별되는 대표적인 기능은 IoT다. 클로바를 탑재한 네이버 AI 스피커인 '웨이브' '프렌즈'와 달리 LG유플러스 제휴사들의 가전을 제어할 수 있다. "홈 IoT에게 나 잔다고 해"(취침모드) "홈 IoT에게 나 나간다고 해"(외출모드) 등의 명령어는 가전, 전등, 커튼, 가스 밸브 등을 동시에 조작한다.
주방에서는 LG유플러스와 제휴를 맺은 LG생활건강, GS리테일를 통해 생활필수품, 식료품 등의 주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사용자는 LG생활건강에서 임직원 할인가로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당일배송을 원한다면 GS리테일의 GS프레시에서 주문하면 된다.

LG유플러스의 키즈 콘텐츠 플랫폼인 '아이들 나라'에 기반한 여러 기능도 지원한다. 영어 노래·동화 기능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공룡 놀이 기능 등을 탑재했다. 클로바가 기존에 제공하던 '영어 대화'와 '파파고 번역 기능'도 이용이 가능해 아이들의 외국어 학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기 때문에 검색 기능도 뛰어나다. 음성을 통해 지식백과 검색, 이미지 검색 등을 이용할 수 있다. IPTV 서비스인 U+tv와 연계해 '키워드 VOD' 검색도 지원한다. 영화의 제목을 모를 때 "뉴욕 배경의 영화 찾아줘" "브래드 피트 나온 90년대 영화" 등의 명령어로 관련 작품을 찾을 수 있다.
LG유플러스가 하드웨어를 자체 개발한 AI 스피커. AI 엔진은 네이버의 클로바다. [사진 제공 = 박진형 기자]
◆ AI 스피커 시장은 아직 초읽기…네이버 "오픈 플랫폼 지향"
LG유플러스는 아직 AI 스피커 시장 공략을 위해 IPTV, IoT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고객 감사 대축제'를 진행하기로 했다. 오는 20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U+인터넷(기가슬림 또는 기가인터넷) 가입고객 중 U+tv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과, 이와 별도로 IoT 패키지 상품 5종(아이안심, 싱글남녀, 부모안심, 반려동물, 내맘대로 IoT)에 신규 가입하는 고객이 이벤트 대상이다.
이는 아직 그렇다 할 성과를 낸 곳이 없는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SK텔레콤과 KT의 AI 스피커의 합산 누적 판매량도 100만대를 밑돈다고 알려졌다. 국내 초고속인터넷 가입 회선은 지난 10월 기준 약 2115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잠재 수요가 많다는 설명이다.
두 회사는 AI 스피커 출시뿐만 아니라 B2B 시장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월 LG유플러스와 네이버는 대우건설과 사업협약을 체결하고 '푸르지오' 아파트에 홈 IoT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네이버의 '브랜드' 가치는 LG유플러스의 홈 IoT B2B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네이버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어 AI 연계 서비스 확대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네이버는 LG유플러스에 국한되지 않고 파트너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 KT 등과의 협업도 가능하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클로바는 네이버와 라인이 보유한 기술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고 수준의 스마트 AI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자체 서비스뿐만 아니라 외부의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위한 열린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두 회사의 협업으로 인해 기존 네이버의 AI 스피커 사용자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금은 불가능하지만 장기적으로 IPTV, IoT 등 프렌즈+가 지원하는 기능을 네이버의 프렌즈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렌즈+와 프렌즈는 쉽게 구분하기 어려워 제품 하단에 라벨을 확인해야 한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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