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AIST, 초저전력 메모리 개발…유연성도 갖춰
입력 2017-12-18 13:44 
KAIST 최성율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왼쪽)와 장병철 박사과정 학생 [자료제공 = KAIST]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전력을 적게 소모하고 유연성까지 갖춘 메모리를 개발했다.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등의 메모리 소자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8일 KAIST 전기·전자공학부 최성율 교수와 생명화학공학과 임성갑 교수 공동 연구팀은 2차원 소재를 이용한 초저전력 비휘발성 유연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을 개발한 반도체 메모리 소자는 기존(20V)의 절반 수준인 10V 정도의 낮은 전압으로도 구동이 가능하다. 형태도 유연하기 때문에 웨어러블 전자소자로의 활용 가능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집적도가 높고 전력 소모가 적은 이황화몰리브덴 소재를 이용해 이 같은 메모리를 개발했다. 최근 실리콘을 대체할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이황화몰리브덴은 두께가 원자층 정도로 얇아 실리콘에서 나타나는 단채널 효과를 억제하고 고집적·저전력의 특성을 갖는다. 또 얇기 때문에 유연하다는 장점도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최근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의 등장으로 늘어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의 전자소자로도 응용 가능하다.
그러나 이 소재는 불포화 결합을 갖지 않는 표면 특성으로 인해 기존 장비로는 원자층 두께의 얇은 절연막을 균일하고 견고하게 쌓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개시제를 이용한 화학 기상증착법(iCVD)'을 이용해 고성능 고분자 절연막을 개발함으로써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액체 상태의 공정으로는 증착이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개시제를 기체 상태로 만들어 고분자 반응을 일으켰다. 이 방법을 이용해 이황화몰리브덴 소재 위에 10나노미터 두께의 고분자 절연막을 균일하고 견고하게 증착하는 데 성공했다.

최 교수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산업혁명의 근간인 반도체 소자기술은 기존 메모리 소자를 뛰어넘는 저전력성과 유연성 등의 기능을 갖춰야 한다"며 "이번 기술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소재, 공정, 소자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는 의의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평셔널 머티리얼즈'에 11월 17일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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