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이 전하는 진정한 책임감, 그리고 불혹의 의미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팀 안팎 돌아가는 사정은 분명 쉽지 않다. 본인에게 주어질 무거운 책임감도 예상됐다. 그럼에도 LG 트윈스 베테랑타자 박용택(38)은 여유를 잃지 않았고 미래까지 바라봤다.
LG에게 이번 비시즌은 선택의 연속이면서 동시에 시행착오의 연속이다. 사령탑이 바뀌고 단장이 바뀌고 일부 코치진 또한 바뀌었다. 군대에서 돌아온 선수들이 있는가하면 떠나는 선수 또한 생겼고 몇몇의 베테랑들도 짐을 쌌다. 허프 등 외인선수 구성도 변화가 불가피해진 상황.
이런 쉽지 않은 순간의 연속에도 박용택 만큼은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참으로서 팀을 다독이고 베테랑타자로서 여유를 드러내며 LG 프랜차이즈로서 비전을 말하고 있다. LG에게는 먼 이야기처럼 들린 연말 시상식자리에도 박용택은 꾸준히 초대받으며 기념비적인 상까지 수상했다.
박용택은 고참으로서 팀을 다독인다. 13일 열린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팀 후배 유강남과 함께 참석해 수상여부가 아닌 동기부여를 강조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팀 후배들이 자극을 받아 주인공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모습을 기대했다고. 혹여 흔들릴 수 있는 소속팀 젊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고 신선한 충격을 주는 그야말로 진정한 고참의 역할을 수행했다.
박용택은 여유도 잃지 않았다. 골든글러브 시상식 자리에서 수상 가능성에 대해 위트 있게 대답을 대신하는가 하면 상황을 살펴보니 확률이 늘어난 것 같다는 너스레도 빼놓지 않았다. 사실상 유력한 주장 선임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론된 후보 중 자신 밖에 남지 않았다고 재치 있게 인정하기도 했다. (이)호준이형이 베테랑은 감기도 걸리면 안 된다고 하더라. 다들 나이 때문에 걸리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라는 의미 있는 각오까지 덧붙였다.
박용택은 LG의 앞으로도 그렸다. KIA가 주인공이 된 연말 시상식 자리가 부럽다며 내년에는 LG 선수들 10명이 후보에 올라올 수 있도록 팀을 이끌겠다는 다짐과 의지를 다졌다. 시상식에 LG 후보가 적은 것도 (팀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소속팀 젊은 후배들의 분발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박용택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서 지명타자 부분 수상자로 선정돼 영광의 황금장갑을 손에 넣었다. 개인통산 4번째. 지명타자로서는 처음이자 2013년 이후 4년 만에 수상이기도 했다. 그는 내년 내 나이가 불혹이다. 불혹은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한다”며 내년 시즌 흔들리지 않고 LG를 잘 이끌어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묵직한 수상소감을 전했다. 박용택의 시선은 벌써 2018년, 그리고 여전히 LG를 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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