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우나가 지진대피소?"…허술한 대피소 관리
입력 2017-11-25 19:30  | 수정 2017-11-27 07:33
【 앵커멘트 】
포항 지역에 닥친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 위기에 놓고, 이재민들은 내진설계도 안 된 강당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은 어떨까.
정부가 지정한 지진대피소를 가봤더니 엉뚱하게 사우나 시설이 지정돼 있고, 제대로 된 표지판조차 없었습니다.
서영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지진대피소를 찾아가봤습니다.

옥외대피소라고 표기된 곳은 엉뚱하게도 사우나 시설입니다.

이 사우나는 재난 직후 이재민이 지낼 수 있는 '실내대피소'로 분류됐는데, 행정안전부 앱에는 '옥외대피소'로 잘못 등록됐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목숨이 달려 있는 일이기 때문에 황당하죠. 혼란스럽고…."

여기에 있는 지진대피소는 주변에 고층건물로 가득 차 있어, 지진이 발생했을 때 자칫 건물 파편으로 사람들이 다칠 수 있습니다.

어떤 대피소는 아예 표지판이 없습니다.

▶ 스탠딩 : 서영수 / 기자
- "이곳은 옥외대피소로 등록된 서울의 한 초등학교입니다. 제가 직접 학교 주변을 둘러봤지만, 이곳이 대피소임을 알 수 있는 표지판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장음)
- "(대피소라는 사실을) 아예 못 들으신 거예요?"
- "네 전혀 못 들었어요."

이처럼 엉터리 지진대피소가 넘치는 것은 정부가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옥외대피소의 숫자만 늘리는 데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공간이 안전한지 확인하고…. 많은 시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 위치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행정안전부는 부실한 대피시설 정보가 논란이 되자, 뒤늦게 해당 대피소에 대한 정보를 삭제했습니다.

MBN뉴스 서영수입니다. [engmath@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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