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외고 시험문제 유출'…교사와 학원장 공모해
입력 2017-11-25 11:30  | 수정 2017-12-02 12:05

학교 영어시험 문제를 사전 유출한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 교사와 이를 넘겨받아 학원생들에게 알려준 학원장이 형사처벌을 받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서울 A외고 시험문제 유출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 도봉경찰서는 이 학교 교사 황모(61)씨와 모 영어학원 원장 조모(32·구속)씨가 공모해 문제를 빼낸 사실을 확인하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과거 A외고에서 강사로 일할 때 친분을 쌓은 황씨로부터 이 학교의 올해 1학년 2학기 중간고사 영어시험 문제를 미리 받아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 수강생들에게 제공하고 문제풀이를 해 준 혐의를 받습니다.

조씨는 학원생들에게 총 32개 문제를 알려줬는데, 실제 A외고 영어시험에 나온 전체 30개 문제와 비교하면 27개가 거의 일치할 정도로 유사한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다만 경찰은 황씨가 조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검찰과 협의 끝에 배임수재 등 혐의는 적용하지 않고 수사를 마무리했습니다.

A외고 안팎에서는 황씨가 과거에도 문제를 유출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수사 결과 확인된 것은 올해 2학기 중간고사 문제뿐이라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운영한 학원에 지난 학기에 배포한 시험지가 보관돼 있지 않고, 시험을 치렀던 A외고 학생들의 기억도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개연성은 있으나 객관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은 한 학생이 지난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특정 영어학원에서 짚어준 문제가 (실제) 시험문제 다수와 보기까지 일치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이 A외고 주변에서 화제가 되면서 경찰 수사로 이어졌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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