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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식품·바이오사업 고루 호조…내년 이익 24%↑
입력 2017-11-14 17:12  | 수정 2017-11-14 19:27
◆ 기업 분석 / CJ제일제당 ◆
2년간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CJ제일제당 주가가 박스권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당분간 국내 가공식품 판매 호조에 해외 매출까지 늘어나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100% 자회사인 CJ헬스케어 매각이 성사되면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올해 매출액 16조2615억원, 영업이익 840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0.4% 감소하지만, 매출액은 11.7% 늘어난 수치다. 3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영업이익 2693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에 성공해 상반기 부진을 일부 만회했다. 특히 3분기 실적은 CJ제일제당의 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도 갈아치웠다.
회사 관계자는 "전 사업 부문 매출이 성장하는 가운데 가공식품 부문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전체적인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며 "설탕, 밀가루를 비롯한 소재식품 부문은 투입원가 하락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삼성생명 지분 처분으로 순이익도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호실적은 사료 부문을 제외한 식품, 바이오, 물류 부문의 수익성이 모두 개선된 덕분이다. 소재·가공 등 식품 부문 3분기 영업이익은 14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바이오 사업 부문은 14.9% 늘어난 617억원, 물류 부문은 591억원으로 3.3% 늘어났다. 사료 부문은 12억원 적자를 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가공식품은 추석 선물세트를 통한 성수기 효과를 감안해도 시장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헥산, 트립토판 등 제약사업 일부 품목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바이오 부문 실적도 컨센서스를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4분기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4분기부터는 지난 6월 3600억원에 인수한 브라질 셀렉타 실적도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이다. 셀렉타는 식물성 고단백 소재인 SPC를 생산하는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 4000억원, 영업이익 55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식품 부문을 중심으로 4분기와 내년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셀렉타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데다 국내외 가공식품 판매량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3분기엔 적자를 낸 생물사업 부문(사료)도 9월 판가 인상 효과가 4분기부터 반영되기 때문에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 덕분에 내년 CJ제일제당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4.2% 증가한 1조439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1.3% 늘어난 18조9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최근 CJ제일제당이 자회사인 CJ헬스케어 매각에 나선 점이 주가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를 비롯해 최근 잇달아 인수·합병(M&A)에 나선 데다 설비 투자도 계속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던 상황이었다. 2012년 7조1428억원 수준이던 부채는 올해 2분기 9조836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CJ헬스케어를 매각하게 되면 연결 영업이익이 9%가량 감소하긴 하지만 CJ제일제당 자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는 크게 없었다"며 "매각대금이 시장 추측대로 1조원 전후에서 결정된다면 재무건전성은 크게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하반기부터 37만원 전후에서 맴돌던 주가도 박스권에서 벗어날 채비를 마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직후였던 지난 8일 CJ제일제당 주가는 40만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재 1.6배로 식품업종 평균 PBR인 2.8배보다 저평가돼 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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