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천명 여행 예약 날아갈 판, 하나투어 대리점 대표가 고객 돈 횡령
입력 2017-11-14 16:16 

약 1000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하나투어 횡령사건'의 용의자인 판매대리점 대표에 대한 체포 영장이 발부됐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하나투어의 한 판매대리점 대표 A씨에 대한 고소장이 총 7건 접수돼 지난 9일 횡령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경기도 파주와 일산 지역에서 하나투어 판매 대리점을 각각 1곳씩 운영했는데, 고객들이 하나투어 본사로 입금해야할 여행경비를 자신의 계좌나 판매대리점 계좌로 입금하도록 해 이를 중간에서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 파주경찰서에 접수된 사건(7건)의 피해 금액은 약 8000만원으로 추산된다. 하나투어 측에서 파악한 피해자가 1000명에 달하는 만큼 총 피해 금액은 수십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경찰에 따르면 당초 자진출석하겠다던 A씨는 현재 잠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7일 처음으로 피해자 측 고소장을 접수한 이후 더 많은 피해자들이 경찰서를 찾고 있다"며 "다른 지역 경찰서에서 접수된 사건도 파주경찰서로 이관되는 대로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인들과 타이완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최 모씨(62)는 여행이 임박해 날벼락을 맞았다.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하나투어 측으로부터 지난 13일 판매대리점에서 횡령사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의 갑작스러운 문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최씨가 여행상품을 예약한 시기가 지난 6월이고 돈을 입금한 건 7월로, 4개월이 지나서야 하나투어 본사에서 문제를 발견해 연락한 것이다. 최씨가 입금한 돈은 약 1000만원이다.
하나투어 측은 일산에 있는 판매대리점에서 여행경비 횡령사건이 발생해 비상 대응팀을 구성했다”며 출발이 임박한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는 "여행경비로 약 1000만원을 입금했는데, 본사에서는 예약만 걸려 있고 입금이 '0원'으로 처리돼 있었다"며 "우리나라 최고의 여행사라고 하는 하나투어를 믿고 계약한 것인데, 이렇게 대리점 관리를 허술하게 할 수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달 초 횡령사건을 인지했다"며 "대리점을 통해 여행상품 계약을 진행하더라도 입금할 때 예금주가 '하나투어'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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