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갑 속 메인카드 뺏긴 사연은?
입력 2017-11-14 11:03  | 수정 2017-11-14 21:56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우리카드를 주로 사용한 직장인 서 모씨(36)는 최근 이용한도 상향을 거부당해 메인카드를 삼성카드로 바꿨다. 수년 동안 우리카드로 월 100만원 안팎을 사용해왔는데 이용한도상향 신청에서 월 10만원도 안 쓰는 삼성카드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씨의 신용등급은 남부럽지 않은 1등급에 연체기록은 전무하다. 서씨는 가전제품 구입을 위해 1000만원이 필요했다.
카드사들의 지갑 속 메인카드 사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각 사가 운영하는 이용한도상향 정책에 관심이 모아진다.
은행계 출신 카드사는 이용한도상향에 있어 다소 보수적인 심사 경향이 있는가 하면 기업계가 모태인 카드사는 다소 공격적인 한도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이용한도상향 신청에서 고개를 떨군 '빈정(?)' 상한 소비자가 경쟁사 카드로 갈아타는 경우도 적지 않게 생기고 있다.

14일 금융당국 및 카드업계에 따르면 각 카드사들은 지난 2012년 10월 15일 마련한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한도 부여에 관한 모범규준'에 따라 이용한도상향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모범규준을 보면 신용카드 이용한도는 월 가처분소득과 신용등급 및 이용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다.
예컨대 신용등급 1등급에서 6등급 이내면 월 가처분소득의 300% 이내에서,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일 경우 월 가처분소득의 200% 이내에서 개인별 심사결과에 따라 이용한도를 부여한다.
카드사들은 카드 회원의 월 가처분소득 정보를 개인신용평가회사인 나이스평가정보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에서 제공받는다.
주목할 만한 것은 동일한 신용정보를 토대로 심사하는 이용한도상향 정책이 카드사마다 다소 다르다는 것이다.
앞서 사례로 소개한 서씨의 경우 월 10만원도 사용하지 않는 삼성카드로부터는 이용한도 1000만원을 ARS 전화 한 통으로 단 1분 만에 승인받았다. 반면 정작 평소 메인카드로 사용한 우리카드에서는 한도상향 대상자가 아니라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우리카드 입장에서는 모범규준에 따라 이용한도를 심사한 것이지만 월 사용액에서 10배 이상 차이가 난 삼성카드와 비교해 볼 때 소비자 입장에서는 우리카드에 대한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다. 서씨는 "우리카드를 잘 사용해왔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메인카드를 바꿨다"고 말했다.
카드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삼성카드의 이용한도상향 정책을 분석해보면 신용등급과 연체 여부 등 거래이력을 감안해 큰 문제가 없으면 심사를 통해 기회요인을 찾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다. 평소 삼성카드 사용액이 적은 서씨가 갑자기 한도를 크게 요청하자 이를 카드사용 확대 기회 요인으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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