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싼맛에 샀다간 낭패…`동전株` 주의보
입력 2017-11-09 17:38  | 수정 2017-11-09 21:43
지난 8일 장 마감 후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기업 아이이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개나리벽지'로 출발했던 아이이는 수차례에 걸쳐 회사명이 바뀌는 운명을 겪다가 지난 3월 이후 주당 332원에서 거래가 정지돼 있는 상태였다.
현재 주식시장에는 주가가 수백 원에 불과한 이른바 '동전주'가 많다. 주가가 워낙 싸기에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기도 하지만 테마주 등 '작전'에 엮이는 종목이 적지 않은 만큼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아이이 역시 올 1분기 13억원 영업적자에 직원은 32명에 불과한 회사지만 작년 말 현재 소액주주는 1만8700명에 달한다. 얼마나 많은 개미 투자자가 '동전주'에 매달려왔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 감사의견 거절이나 자본잠식 등 부실 사유로 퇴출된 종목은 엔에스브이, 에스에스컴텍, 신양오라컴, 우전, 케이엔씨글로벌, 비엔씨컴퍼니, 프리젠 등 7곳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중국원양자원, 넥솔론 등이 상장폐지됐다. 대다수 종목은 정리매매 기간에 주가가 폭락하면서 개미 투자자들에게 또 한번 절망을 안겼다.

아이이는 '껍데기'만 상장기업을 유지하는 코스닥 기업의 말로를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회사의 뿌리는 1980년 창립한 개나리벽지다. 1994년 상장했으니 23년 만의 퇴출 결정인 셈이다. 회사 이름은 엔피아(2000년), 니트젠테크놀로지(2002년), 프로제로(2007년), 니트젠앤컴퍼니(2008년), 인테그레이티드에너지(2013년) 등에 이어 아이이(2016년)까지 바뀌었다. 개나리벽지는 분리돼 지금은 다른 회사로 존재한다.
홍콩인인 소치온 대표 등 현 경영진이 들어선 2012년 이후에도 주력 사업과 최대주주가 수차례 바뀌었다. 본업이던 주유소업 외에 지문인식, 전기차 배터리, 모바일 광고, 게임 등으로 다각화하며 테마주 편승을 시도했다. 하지만 주가는 수백 원짜리 '동전주'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동안 테마주 투자에 올인하는 개미들은 반등 시점만 노렸다.
[신헌철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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