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태영호 "난 현대판 노예…아이들 나 같이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입력 2017-11-03 16:25  | 수정 2017-11-04 17:05
태영호 "난 현대판 노예…아이들 나 같이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는 2일(현지시간) 북한에서의 생활에 대해 "난 현대판 노예였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에 망명한 역대 북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 인사로서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태 전 공사는 이날 미 CNN방송 유명 앵커이자 기자인 크리스티안 아만푸어와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들은 나 같은 삶을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그의 아들들이 오랫동안 자유를 꿈꿔왔지만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는 못했었다면서 "내가 (망명하겠다는) 결심을 얘기했을 때 아들들이 굉장히 기뻐했고, 자유를 얻게 된 데 대해 정말로 감사히 여겼다"고 소개했습니다.

태 전 공사의 한국 망명 사실이 알려진 뒤 북한에 남아 있는 그의 형제들이 그를 비난한 데 대해서도 그는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태 전 공사의 누나인 태옥란, 동생인 태영도 등 그의 가족은 지난 5월 북한에서 이뤄진 CNN 인터뷰에서 "그(태 전 공사)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망명을 맹비난한 바 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당시 인터뷰에 대해 "어쨌거나 그들의 얼굴을 영상으로 볼 수 있어 기뻤다"면서 "내 인생에서 그들을 다시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의 실상과 관련해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내부에서 도전들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김정은이 자신의 무자비함을 드러내 모든 이들이 자신을 두려워하게 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함이 어느 정도는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런 종류의 수사를 교환하는 것은 필요하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을 향해 정책적인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을 북한에 인식시켜야 한다"며 "미국과 서방은 현재의 압박과 제재를 계속하면서도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한 모든 시도를 다해 지금의 방향을 유지하면 파멸되고 말리라는 점을 북한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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