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현장인터뷰] 문승원이 말하는 낯선 11월 “어색, 하지만 행복하다”
입력 2017-11-03 15:42 
SK 문승원의 표정은 항상 환하다. 11월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개인 훈련 중인 문승원도 밝았다. 이제 12월이면 그는 품절남이 된다. 올 시즌 SK 선발의 한축으로 거듭난 그는 "더 잘해야 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많이 낯설죠.”
SK와이번스 우완투수 문승원(29)에게 올해 11월은 낯설기만 하다. 문승원은 보통 11월에는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 가 있었다. 올해는 인천에 있으니 좀 기분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문승원은 SK 선발의 한 축이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SK에 입단한 문승원은 2013시즌 후 상무에 입대, 전역 후인 지난해 1군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꿈에 그리던 프로 데뷔 첫 승도 지난해 거뒀다. 하지만 5선발로 시작했던 문승원은 결국 2군에 다녀오고 나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처지가 됐다. 성적은 20경기에서 63⅔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6.64였다.
올해는 달랐다. 에이스 김광현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터라 문승원은 선발로 다시 기회를 잡았고, 선발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지켰다. 성적이 특출 나지는 않았다. 29경기 155⅓이닝 6승12패 평균자책점 5.33이었다. 그래도 선발 문승원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 8월8일 인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는 8이닝 완봉승을 거뒀다. 앞서 6월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전에서도 9이닝 1실점(비자책) 완투승을 올렸다. 문승원도 행복한 시즌이었다”며 사실 풀타임 첫 해는 올해나 마찬가지다”라고 껄껄 웃었다.
문승원은 시즌이 끝난 뒤 매일 행복드림구장에 나와서 개인 훈련을 한다. 그는 SK에 입단해서, 상무 시절을 빼고는 11월에 항상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현재는 유망주 캠프)에 빠지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인천에 남아 있으려니 뭔가 어색하다”면서 컨디셔닝 파트에서 올해 많이 던졌다며, 쉬라고 해서 쉬는데, 뭔가 불안하면서도 몸이 근질거린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정규시즌 최종전인 10월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한 문승원은 10월5일 창원에서 열린 NC와의 와일드카드결정전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SK가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고, 1, 2차전을 모두 적지 창원에서 이겨야 하기에 문승원이 이틀만에 등판하기는 어려웠다. 그는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면 엔트리에 들어가는 쪽이었는데, 결과적으로 안됐다”며 아직 포스트시즌 등판이 없는데, 아쉽다. 내년에는 꼭 던지고 싶다”고 덧붙였다.
내년 시즌 에이스 김광현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문승원은 다시 선발 경쟁에 들어가야 한다. 새로 부임한 손혁 투수코치는 문승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승원은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그는 내가 잘해야 하는 부분 아닌가. 잘 될 때 마운드 위에서 너무 힘으로 윽박지르려다 안 된 경험도 해보고, 역시 어렵다는 걸 느낀다. 올해 기복이 많았는데, 내년에는 그런 점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행복한 한 해인 것은 분명하다. 이제 1군 선발투수로 자리를 잡았고, 대학시절부터 오랫동안 교제해 온 여자친구와 12월 결혼도 앞두고 있다. 문승원은 그나마 11월에 인천에 있어서 좋은 게 결혼 준비를 할 수 있는 점이다. 집문제도 해결했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있다”며 결혼도 하고,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 ‘내년에 몇 승을 하겠다는 목표는 없다. 올해보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