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남 시외버스 파업 "일방적 희생 강요에 버스 총파업"
입력 2017-11-03 11:38  | 수정 2017-11-10 12:05
임금 7% 인상·근무일수 단축 요구…경남 시외버스 절반 파업


3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간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남지역자동차노조는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버스사업체와 지자체들의 무책임이 노사교섭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이날 마산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2017년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이덕우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한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서는 생활임금 확보와 함께 근로일수가 단축돼야 한다"며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재정부실 책임을 버스노동자들에게 전가하는 사용자와 지자체들에 우리가 운전하는 기계가 아닌 인간다운 대접을 받아야 하는 운수노동자임을 보여주자"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사용자가 주장하는 적자에 대해 재정지원금이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는지와 정확한 재정 상황을 공개하고 각 지자체는 관리 감독 권한을 소홀히 해 파업사태를 방치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도민에 대한 서비스 향상과 삶의 질 쟁취를 위한 총파업 투쟁 전력, 열악한 근로조건 개선 투쟁에 역량 집중, 불성실한 교섭으로 일관하는 사용자 규탄 및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지자체의 대안 제시, 총파업 투쟁으로 인한 책임은 사용자와 지자체에 있음을 경고하는 등의 투쟁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앞서 노조는 지난 7월 28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사측과 6차례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노조는 임금총액 7% 인상, 현행 만근일수 21일을 20일로 단축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추가 재정지원이나 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 측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7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 94%의 찬성으로 파업 돌입을 가결했습니다.

그러자 사측은 지난 1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중재신청을 냈고 경남지노위는 오는 16일까지 중재조정을 진행합니다.

노조는 중재조정을 기다리지 않고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노조 파업으로 이날 경남도내 시외버스는 1천339대 중 671대가 파업에 참여하고 시내·농어촌버스는 1천693대 중 277대가 멈춰 선 것으로 경남도는 집계했습니다.

도는 전세버스를 투입하고 택시부제 해제, 승용차 요일제 전면 해제 등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했으나 승객 불편은 막지 못했습니다.

휴가를 가려고 마산 시외버스터미널을 찾은 해군 강모(20)씨는 "여기서 울산 가는 직행버스를 타야 하는데 파업 때문에 노선이 없다"며 "양산으로 가서 다시 울산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야 해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부산지역 병원에 건강검진을 예약했다는 김모(63·여)씨는 "건강검진을 예약하고 어제 금식까지 했는데 택시를 해야 하는 것인지, 검진 예약을 취소해야하는건지 모르겠다"고 푸념했습니다.

부산 서부터미널을 찾은 박모(79·여)씨는 "부산 아들 집에 있다가 진주집으로 가려는데 버스가 없다"며 "갑작스러운 파업에 너무 불편하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파업에 참여한 운전기사들은 "노사 간 합의만 되면 바로 운전대를 잡으려고 평소 근무복장을 하고 나왔다"며 "인간적으로 너무 적은 임금을 받으며 오전 6시쯤 출근해 오후 9시 넘어 퇴근하지만, 사측은 운전하는 시간만 계산해 정산한다"며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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