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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풍향계] `日沒이라 더 핫한` 해외 비과세펀드, A부터 Z까지…
입력 2017-11-03 11:23 

절세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해외 비과세펀드)'의 일몰(日沒)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뭉칫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 상품은 수익률 저조로 소외받고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달리 프라이빗뱅커(PB)들이 추천하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앞으로 10년간 절세 혜택을 볼 수 있는 만큼 각 금융사의 판매·관리 수수료를 따져본 뒤 연내에 일단 계좌만 터놓아도 여러모로 유리한 측면이 많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17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 비과세와 하이일드펀드·장기 채권의 분리과세, 고배당기업 주식 배당소득·기업간 주식 교환 과세특례, 임대주택 부동산투자회사의 현물출자자 과세특례 등의 제도가 올해를 끝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가운데 최근 일반 금융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주식형펀드에 쏠리면서 판매잔고가 부쩍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비과세 해외주식형펀드의 판매 잔고는 2조4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만 하더라도 1조원 남짓이던 잔고는 지난 8월 2조원을 돌파한 후 단숨에 2조5000억원까지 육박했다. 지난 9월 판매 금액은 3559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갱신했다. 올 연말 세제 혜택이 끝나기 전에 미리 가입 해두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지난 6~9월 지역별 자금유입 현황을 살펴보면 신흥 아시아 펀드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그 뒤를 베트남, 인도, 친디아 순이었다. 설정액 증가분이 가장 큰 상위 20개 중 10개가 신흥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였다.
자금이 많이 몰린 펀드들의 공통점은 과거 수익률도 현저히 높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 23일 기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79%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21.65%을 웃돌았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신흥아시아 주식 펀드는 30.60%로 수익률도 단연 으뜸이었다. 그 뒤를 신흥국 주식(29.37%), 아시아퍼시픽주식(23.78%), 중남미 주식(23.36%) 펀드 등의 순이었다.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해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2월 도입한 것으로, 가입 후 최대 10년간 3000만원까지 해외 투자를 하는 것에 대해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다만 주식배당·이자소득·기타손익에 대해서는 과세 대상이다. 해외 펀드에 가입하려면 보통 3거래일 정도 걸린다. 가입 후 10년간 세제 혜택이 적용되는데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세제상 불이익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대개 해외 상장 주식이나 펀드 투자 시 15.4%의 배당소득세가 나온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된다. 세율은 최대 44%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비과세 해외 펀드에 가입하면 투자 수익이나 환차익에 대해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이를 위해선 전용 계좌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데 액수를 잘게 쪼개 여러 국가에 가입해 두는 게 현명하다. 내년부터 비과세 한도 기준이 '잔액'에서 '납입금액'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올해까지는 A펀드에 3000만원을 들어 놓고 이 가운데 1500만원을 환매한 뒤 다시 B펀드에 1500만원을 가입할 수 있으나 내년부터는 당초 넣은 3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1500만원은 비과세 혜택이 사라진다.
연령 등 가입대상에 제한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부유층을 중심으로 자녀·배우자·손자녀 등 가족들의 명의로 분산 가입해 증여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다른 장점은 가입 시 한 계좌에서 여러 개의 펀드를 설정할 수 있고, 설정된 펀드를 언제든 쉽게 이동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여러 금융회사의 펀드에 투자하려면 연내에 기관별로 계좌를 만들면 되고, 0원으로도 펀드 가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에 A, B, C 3개 펀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다음 A펀드에만 1000만원을 투자했더라도 나중에 그 돈을 모두 B펀드로 옮기거나 A, B, C펀드 각각에 나눠 투자할 수 있다. 펀드를 3~4개 담아두는 것도 좋지만 관리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전 세계 자산에 골고루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동일한 상품의 비과세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에 가입하더라도 H(헤지)와 UH(언헤지)의 표기방법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해외투자 시 미국 달러화에 대해 환헤지를 실행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다. 각 국가별 시장환경에 따라 장·단점이 존재한다.
이러한 많은 장점들에도 운용보수 등 수수료가 높은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31일 기준 국내 펀드의 평균 운용보수는 0.196%에 그쳤으나 해외펀드는 2.5배 정도인 0.533%에 달했다. 운용보수는 운용사가 펀드를 운용하는 동안 계속 발생, 장기투자 시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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