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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신입직원들 부들부들…고객들은 "뭔 일 있소?"
입력 2017-11-03 10:02  | 수정 2017-11-03 14:08

채용비리 논란으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전격 사임의사를 밝힌 후 우리은행이 안팎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행원이 된지 얼마 되지 않은 2~3년차 일선 직원들은 주변의 "너도 빽으로 들어온 것" 아니냐는 비아냥과 시선에 울컥하고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뭔 일 있냐"며 어수선한 분위기를 금세 알아채고 일부는 설명을 요구하는 모습도 보인다.
3일 이른 아침 기자가 만난 우리은행 입사 2년차 직원 A씨는 이광구 행장 사임, 우리은행 채용비리 논란 등 일련의 사태로 "행내 불신이 생겼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A씨는 "(이번 사태에서) 정말 힘든 것은 우리끼리 불신의 고리가 깊어졌다는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아도 취업시장 특성상 '누구는 빽이 있어 들어왔다' 이런 얘기가 많은데 우리은행에서 일한다고 하면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전했다.

입행한지 얼마 되지 않은 다른 행원 B씨는 "채용비리 사건이 터진 후 주변에서 '우리은행 괜찮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우리 같은) 말단들은 (채용비리 관련 일련의 사태에) 그러려나 보다하고 사기저하까지는 아니지만 윗선들은 분주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전날 이광구 행장이 사임의사를 밝힌 후 일부 영업점에서는 고객들이 "뭔 일 있으세요"라며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를 묻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몇몇 영업점에서는 지점장과 부지점장 등이 우리은행장이 사의를 밝혔다는 뉴스를 접하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묻는 고객들에게 설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도 포착됐다.
전날 이광구 행장은 '우리은행 신입행원 채용비리' 논란이 불거지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전격 사임의사를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전체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2016년 신입행원 채용 논란과 관련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먼저 우리은행 경영의 최고책임자로서 국민과 고객님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도의적 책임을 지고 긴급 이사회간담회에서 사임의사를 밝혔으며 신속히 후임 은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감에서 "2016년 우리은행 신입행원 공채에서 16명이 우리은행 전현직 간부, VIP 고객, 금융감독원 간부 및 국가정보원 직원의 부탁을 받고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의 자체감찰 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검찰에 통보, 고발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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