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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진짜타자] KS타율 0.526…‘변화구’를 공략한 버나디나
입력 2017-11-03 06:49 
3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7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3회 초에서 기아 버나디나가 1타점 안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두산 베어스와의 2017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KIA타이거즈 로저 버나디나(34)는 19타수 10안타 타율 0.526, 1홈런, 8타점으로 MVP급 활약을 펼쳤다. 이번 시리즈에서 버나디나의 활약은 KIA가 1차전을 3-5로 패했지만, 2차전부터 5차전까지 연승을 거두는 원동력이 됐고, 결국 KIA의 11번째 우승 대관식으로 끝이 났다.
버나디나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변화구를 집중 공략했다. 특히 두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체인지업을 받아치며 1차전 3점 홈런과 5차전 결승타를 만들었다.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10개의 안타 중 번트 안타를 제외하고는 6개의 변화구를 공략했고, 우승의 1등 공신이 됐다.
먼저 변화구의 투구 궤적에 맞춘 스윙을 가져갔다. 버나디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골반의 유연성이 좋다. 그래서 투수의 투구에 따라 골반의 기울기를 조절하며 변화구를 대처한다. 변화구는 빠른볼에 비해 지면으로 더 떨어진다. 볼이 지면으로 떨어지는 만큼 배트는 위로 올라가는 스윙을 가져가며 정타를 맞춘다. 그때 배트가 내려가기 위해서는 골반의 각도가 중요하다.
사진 1-1 KS 1차전 5회말 2사 1,2루 상황, 체인지업 우월 3점 홈런.
사진 1-1을 보면 두산의 니퍼트의 체인지업을 받아쳐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만들었다. 니퍼트의 체인지업을 올라가는 스윙으로 타구 발사각 27도, 속도 144km의 홈런 타구를 만들었다.
사진 1-2 변화구의 떨어지는 궤적에 맞춘 스윙
사진 1-2을 보면 버나디나는 떨어지는 투구 궤적에 맞춘 스윙을 하고 있다. 스윙은 하나로 정형화된 것이 아닌 투수가 던진 볼에 유기적으로 대처하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 이닝과 주자 상황에 맞는 공격은 투수의 투구에 맞춘 공략이다. 항상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높은 각도의 스윙이 아니라 빠른 볼에는 다른 각도의 스윙궤적을 가져가며 순간 대처 능력도 보였다.
두 번째는 변화구 타이밍을 만들었다. 버나디나는 다른 선수들에 비해 타이밍을 일찍 잡는다.
오른발을 먼저 타석쪽으로 움직인 후 다시 볼에 따라 착지 위치를 바꾸며 타이밍과 코스를 잡는다.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가장 빠른 볼에 포커스를 두고 타이밍을 잡은 후 변화구에 대처해야 이상적인 타이밍을 만들 수 있다. 대부분 변화구는 빠른 볼에 비해 속도가 늦기 때문에 타이밍을 조금 늦게 잡아야 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반대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더 많다. 투수가 던지는 약 145km의 빠른 볼이 0.4초 내외로 들어오면 110-130km 내외의 변화구 역시 0.4에서 단지 조금 늘어나는 정도의 시간이다.
사진-3 야구 물리학: 홈런의 해부학(Baseball Physics: Anatomy of a Home Run)
90mph(마일)의 패스트볼은 400밀리 초 또는 4분의 1 초 내에 홈 플레이트에 도달 할 수 있다.” 눈을 깜빡 하는 시간이 약 0.4초라고 한다. 그 시간에 타석에서 빠른 볼과 변화구를 구별해서 때려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타이밍을 조금 일찍 시작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한다. 버나디나의 변화구 키워드는 조금 빠른 준비와 상대 투수의 가장 빠른 볼에 타이밍을 맞춘 후 볼의 궤적에 맞춘 스윙이다. 이번 한국시리즈는 버나디나와 함께 모든 선수들이 일궈낸 작품으로 KIA의 11번째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영상, 사진캡쳐= SBS스포츠, 베이스볼 S
자료인용= https://www.popularmechanics.com/adventure/sports/a4569/4216783/[ⓒ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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