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투협, 블록체인 활용 주식거래 세계 첫 상용화
입력 2017-10-31 17:59  | 수정 2017-11-01 07:31
금융투자협회가 11개 증권사와 손잡고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에서 블록체인 기반으로 여러 증권사에서 주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스템을 출시했다. 복잡하고 번거로운 공인인증서를 거칠 필요 없이 블록체인 아이디를 통해 한 번만 인증하면 여러 회사가 만든 주식 애플리케이션을 로그인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지금까지는 1년마다 한 번씩 공인인증서를 새로 깔아야 했지만 블록체인 인증은 3년에 한 번만 갱신하면 된다.
금융투자협회는 31일 서울 여의도 금투협에서 블록체인 기반 공동 인증 서비스 '체인아이디(CHAIN ID)' 상용화 기념식을 열고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IBM이 유럽과 뉴질랜드 일부 금융사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모델을 개발한 바 있지만 이를 인증 시스템에 도입해 여러 금융사가 공동으로 상용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통한 가장 큰 변화는 한 번의 로그인으로 여러 증권사 서비스를 두루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투자자가 A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이용하다가 B증권사 서비스를 쓰려면 또 한 번 로그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체인아이디'를 내려받은 뒤에는 한 증권사에서 인증 절차를 거치면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 다른 증권사에서도 바로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31일 시범서비스에는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11개사가 참여했다. 메리츠종금증권 MTS에서 로그인한 뒤 한국투자증권 서비스를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시범서비스 기간에는 스마트폰에 깔린 MTS를 통해 주식 보유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만 가능하다.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걸러내기 위해서다. 시스템이 안정됐다는 확신이 들면 PC 기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도 체인아이디를 도입하고 더 나아가 이를 통해 주식 주문이나 계좌이체도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금융투자업권을 넘어 은행, 보험, 카드 등 국내 다른 금융권과도 블록체인 시스템을 연계할 예정이다. 이미 은행업권에서는 삼성SDS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넥스레저'를 18개 은행 공동 블록체인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최종 선정한 상태다.
은행업권은 이를 통해 지급결제, 해외송금 시장까지 블록체인 연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태룡 금투협 정보시스템실장은 "개발 초기부터 증권업권과 은행업권 블록체인 시스템을 연동하기로 계획을 짠 상태"라며 "증권업권이 선도적으로 시스템을 론칭한 뒤 더 많은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 블록체인 : 거래 정보를 개인과 개인 간(P2P) 방식 네트워크에 분산해 저장하고 참가자가 공동 관리하는 기술. 블록체인 시스템 해킹은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워 보안이 매우 우수하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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