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승기류 탄 `사드株`…벌써 과열 경고등
입력 2017-10-31 17:41  | 수정 2017-10-31 19:30
면세점·여행·화장품 등 사드 관련주들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관련주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본격적인 갈등 해소 신호가 나오지 않았고, 개별 기업의 실적 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호텔신라는 전일 대비 1700원(2.22%) 오른 7만83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34.5% 급등하며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호텔신라 주가가 주당 8만원에 근접한 시기는 사드 배치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2015년 말이다. 중국인 여행객 수요 회복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주가는 이미 예년 수준까지 오른 셈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는 면세점 경쟁 완화에 힘입어 지난 3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지만 이미 현 주가에 기대감이 모두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인 한국 여행 금지와 한한령(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 및 한국 콘텐츠 규제), 현지 생산시설 중단 등 중국의 전방위적 사드 보복에 주가가 추락했던 관련주들도 최근 주가가 크게 뛰었다. 중국인 VIP가 매출의 30% 이상을 책임지는 카지노주 GKL과 파라다이스는 10월 각각 15~20% 주가가 상승했고, 신세계·하나투어 등도 같은 기간 10% 넘게 올랐다.

사드 관련주들이 본격적으로 반등한 시점은 10월 13일 한중 통화스왑 만기 연장 소식 이후다. 사드 갈등 이후 양국 정부가 스왑 만기 연장에 합의하자 사드 관련주 대부분이 이날을 포함해 2거래일 동안 10% 안팎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여기에 같은 달 26일 중국의 한 여행사가 한국 단체 관광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관련주들의 주가가 또 한번 급등했다. 11월에는 한중 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중 관계가 언제, 얼마나 빠른 속도로 회복될지 알 수 없는 데다, 갈등 해소 기대감이 대부분 주가에 선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갈등 해소의 키를 중국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드 보복 제재 강도가 정점을 통과하고 있지만 사드 관련주들의 이익 전망치는 최근 주가 추이와 달리 하향조정되고 있다"며 "사드 관련주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12월 초 이후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대표적 사드 관련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은 10월(11~30일) 주가 상승률이 26%에 달했으나 부진한 3분기 실적 발표 영향으로 전날 주가가 3.83% 하락했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6일 알려진 중국 여행사의 한국 패키지 여행상품 판매 재개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으며 정부 차원의 단체 비자 규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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