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인덱스펀드보다 못한데"…공모펀드 신뢰회복 급선무
입력 2017-10-31 17:24 
◆ 레벨Up 한국증시 ② ◆
2500 시대를 연 코스피가 3000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땅에 떨어진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모펀드를 통해 모인 기관투자가 자금은 증시 상승 동력을 제공하는 밑거름으로 활용되는데, 코스피가 오를 때마다 대규모 환매 랠리가 벌어지며 선순환 효과 내기에 실패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펀드 투자로 재미를 보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펀드 불신'에 빠져 있는 현실은 한국 증시 레벨업의 걸림돌로 지목된다.
31일 제로인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30일까지 주식형 공모펀드에서 총 1조4628억원 자금이 빠져나갔다. 월별 기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연초 이후 상승 랠리를 펼치던 코스피는 8~9월 잠시 쉬어가다 10월 들어 강한 탄력을 보였다. 하지만 코스피가 사상 최고 기록을 쓰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펀드를 팔아치우기에 바빴다.
최두남 밸류시스템자산운용 팀장은 "투자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돈을 굴릴 수 있는 펀드 투자의 장점이 한국에서 경시되고 있다"며 "손해를 보고 있던 펀드가 원금 회복 수준이 되면 바로 환매하는 식의 투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긴 호흡으로 펀드 투자를 하기보다는 단타 위주로 짧게 투자 기간을 정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에는 운용업계나 펀드 판매업계에도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펀드수수료가 높은 액티브 펀드가 수수료가 싼 인덱스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을 뒤따라가지 못하면서 펀드업계 전반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월 30일까지 연초 대비 액티브 펀드 수익률은 평균 17.3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3.4%)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반면 인덱스 펀드의 연초 대비 평균 수익률은 29.03%에 달해 액티브 펀드 수익률을 훨씬 앞질렀다. 액티브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주식을 골라 운용하는 인건비가 들기 때문에 인덱스 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1%포인트가량 높다. 액티브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싼 수수료를 낸 보람 없이 코스피에도 못 미치는 낮은 수익률을 돌려받은 셈이다.
[홍장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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