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남 사람들만 안다는 `에이스데이` 언제 어디서 시작됐을까?
입력 2017-10-31 16:45 

[사진 = 페이스북 캡처]
매년 10월 31일 친구나 애인 등 주변 지인에게 과자 '에이스'를 선물하며 정을 나누는 '에이스데이'가 온라인상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31일은 에이스로 고백하는 날"이라는 말과 함께 에이스데이를 소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전라도 사람만 안다는데 실화"냐며 "에이스데이 아는 사람 다 모이라"고 말해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해당 글을 본 전남 지역 누리꾼들은 "서울에서 에이스데이 안 챙기는 거 처음 알았다" "우리 동네 슈퍼에는 에이스데이 포스터도 붙이고 에이스를 산처럼 쌓아두고 팔았다" "빼빼로데이보다 에이스데이가 더 좋았다" 등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전남 지역 외 누리꾼들은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신기한 기색을 내비쳤다.
실제로 매년 10월 31일 무렵 전남 지역 마트나 편의점에서는 에이스데이를 내세워 각종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며,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이를 기념해 에이스를 주고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스데이가 전남 지역에서 유독 특별한 날로 여겨지고 있는 것은 해당 기념일이 유래한 지역 중 한 곳이 전라남도 광양이기 때문이다.
에이스데이가 시작됐다고 전해지는 지역은 전라남도 광양과 강원도 태백, 삼척 등 총 세 곳. 이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곳이 광양이라는 것.
전라남도 광양의 에이스데이는 1984년 광양여중의 한 여학생이 짝사랑하던 남학생에게 에이스를 건넸다는 소문이 퍼지며 시작됐다. 이후 광양여중 여학생들이 인근 지역 고등학교에 입학해 '에이스 고백' 이야기를 알리면서 더욱 유명해졌다는 것이다.
강원도 태백과 삼척 또한 광양과 마찬가지로 학교 내부에서 친구나 선생님에게 에이스를 선물하며 하나의 문화처럼 정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1985년 당시 에이스 광고 [사진 = 유튜브 캡처]
해태제과 관계자는 "당시 에이스는 공부하던 학생들이 믹스 커피와 함께 저렴하게 먹기 좋은 과자였기 때문에 에이스를 주고받는 문화가 자연스레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순천·광양 지역 에이스 매출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높은 편이었기 때문에 해당 문화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에이스데이가 왜 매년 10월 31일로 정해졌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 관계자는 "에이스는 1974년에 출시돼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는데 1982년 발매된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란 노래가 유행을 하면서 정착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10월의 마지막 날을 주제로 한 이용의 노래와 에이스의 인기가 맞물려 자연스레 시작된 문화라는 것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에이스데이를 이용해 과도하게 마케팅을 할 경우 각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생긴 문화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어 대대적인 이벤트는 지양하고 있다"며 "좋은 취지로 만들어진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소소한 이벤트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유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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