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토종 사모펀드 글랜우드PE "세계서 맹활약 韓商에 투자"
입력 2017-10-11 17:57  | 수정 2017-10-11 19:53
이상호 대표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상기업에 투자하는 5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펀드) 결성에 나섰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PE가 5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위한 자금 모집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민연금이 진행한 미드캡펀드(중견·중소 투자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도 출자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미드캡펀드 운용사 3곳을 선정해 1500억원씩 총 45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글랜우드PE는 국민연금 외에도 주요 연기금과 공제회 등을 대상으로 자금 모집을 진행할 계획이다.
글랜우드PE는 새로 결성될 펀드 자금을 국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한상기업과 국내 법인의 국외 자회사 등 한국계 기업들에 투자할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국내 PEF가 한상기업에 투자한 사례는 있지만 펀드 결성 단계부터 이들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둔 건 처음이다.
PEF업계 한 관계자는 "글랜우드PE가 최근 펀드레이징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에게 전체 펀드 자금의 약 30%를 전환사채(CB)나 전환상환우선주(RCPS)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방식으로 한상기업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금은 국내 중견·대기업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랜우드PE는 설립 4년차인 비교적 신생 운용사에 속하지만 동양매직에 이어 한라시멘트까지 투자금 회수로 대박을 터트리며 국내 PEF업계의 기린아로 주목받고 있다. 내로라하는 대형 PEF들조차 투자금 회수를 제때 못해 애를 먹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014년 글랜우드PE는 NH PE와 함께 인수한 동양매직을 지난해 SK네트웍스에 6100억원에 매각해 2년여 만에 3300억원의 매각 차익과 37%의 연환산수익률(IRR)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투자 기간 동양매직의 렌탈 사업 경쟁력을 높여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현금창출능력 지표인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도 2014년 600억원에서 매각 시점에는 8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A와 공동 인수했던 한라시멘트 역시 1년 반 만에 투자금 조기 회수에 성공하며 IRR 14%의 준수한 성과를 올렸다.
그 결과 글랜우드PE를 이끄는 이상호 대표의 업계 내 입지도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컬럼비아 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한 후 삼성전자, 골드만삭스 등을 거쳐 글랜우드PE를 설립했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