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예비신부 살해한 군인 숨지게 한 남성 2년만에 `정당방위 인정`
입력 2017-10-11 15:38 

자신의 예비신부를 살해한 군인을 흉기로 숨지게 한 남성이 사건 발생 2년만에 정당방위를 인정받았다.
11일 김효붕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양모(38)씨에게 '죄가 안됨' 결론을 내리고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양씨는 지난 2015년 9월 24일 새벽 자신의 집에 침입한 육군 모 부대 소속 장모(당시 20세) 상병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양씨는 장 상병이 자신의 동거인이자 예비신부를 흉기로 찌르자 그와 격투를 벌이고 흉기를 빼앗아 살해했다. 예비신부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찰과 검찰은 양씨가 흉기로 찌르는 행위 외에 당시 위험을 제거할 다른 방법을 찾을 여유가 없었다는 점이 인정된다며 정당방위로 판단했다. 그러나 설령 정당방위라 할 지라도 살인을 법률적으로 아예 처벌하지 않는 사례를 극히 이례적이다. 검찰이 2년간 검토와 조사를 벌여 신중한 결론을 내린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을 법률적으로 처벌하지 않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며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뿐 아니라 외국 사례까지 검토하고 국민 법정서가 변화한 것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람을 죽인 것은 맞지만 위법성은 없다고 판단했다"며 "합리적 결론에 도달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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