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화테크윈, 자주포 수주 `청신호`…4분기 영업익 120%↑
입력 2017-10-10 17:15  | 수정 2017-10-10 19:21
◆ 기업 분석 / 한화테크윈 ◆
방산비리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방산주 주가가 최근 6개월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월 말 5만원을 웃돌던 한화테크윈 주가 역시 3만원 초반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4분기 K9 자주포 수주 등 실적 개선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 중간지주사로서 사업 재편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두 가지 핵심 호재가 주가 반등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한화테크윈 예상 실적은 매출액 1조4058억원, 영업이익 684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3%, 124.3% 증가한 수치다.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권가에선 4분기부터 실적이 본격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는 이렇다 할 수주 성과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4분기에는 추가적인 K9 자주포 수출계약이 기대된다"며 "2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노르웨이 수출계약과 함께 에스토니아 수출계약도 연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올해 4분기에 이어 내년에도 이집트에 1조원 규모 K9 자주포 수출이 성사될 수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올해 한화테크윈 예상 영업이익은 총 13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1% 감소하지만, 내년에는 1740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지난 8월 강원도 철원에서 발생한 K9 자주포 사격훈련 사고는 잠재적인 위험 요인이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장병 3명이 사망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사고 원인을 자주포 결함으로 치부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최근 방산비리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해 최근 해외 수주가 대거 성사된 K9 자주포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염려했다.
그럼에도 한화테크윈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내 방산 부문 사업 재편에 대한 기대감과 방산주 대비 저평가돼 있는 주가는 호재다.
정 애널리스트는 "비주력사업부 매각이나 자회사 기업공개(IPO) 추진 등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내년에 검토될 수 있다"며 "이런 움직임이 현실화한다면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한화시스템, 한화지상방산, 한화파워시스템, 한화정밀기계 지분을 각각 100%씩 보유하고 있다. 또한 한화지상방산을 통해 한화디펜스 지분도 100% 들고 있다. 비상장사인 이 기업들의 실적이 정상화하면 기업공개를 통해 사업 시너지 효과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한화테크윈 주가는 3만4150원 수준이다. 지난 4월 27일 주가가 5만31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6개월 새 35.7%나 하락한 셈이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8배로 청산가치에도 못 미칠 정도로 저평가된 수준까지 떨어졌다. 방산주 평균 PBR인 2.43배에 크게 못 미칠뿐더러 국내 방산기업 중에서 가장 낮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방산비리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가치는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기술력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력이다.
한화테크윈 관계자는 "K9 자주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경쟁력, 생산 가동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며 "향후에도 자주포와 관련 개량사업, 응용제품 분야 등을 통해 장기적인 사업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기준 한화테크윈의 항공·방산 부문 비중은 57.7%다. 산업용 장비가 40.4%, 보안 부문이 1.9% 수준이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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