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공지영 "사건 의도적 축소돼…법정에서 소란 피울 뻔" 분노한 사건은 무엇?
입력 2017-10-10 09:30  | 수정 2017-10-17 10:05
공지영 "사건 의도적 축소돼…법정에서 소란 피울 뻔" 분노한 사건은 무엇?


장애인 복지시설의 기부금 및 후원금을 가로채고, 의료법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는 목사와 전 신부의 재판에 공지영 작가가 참석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지법 3호 법정에 공지영 작가가 참석해 "이번 사건이 축소됐다"며 "검사가 아무것도 안한다"고 분노를 표했습니다.

공지영 작가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공판)검사는 뭐 하시는 분인데 아무것도 안 하냐"며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그는 "변호사가 (증인에게) 모욕적인 질문을 해도 막지 못하는 검사를 보면서 톨스토이의 '부활'에 나오는 판사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설 '부활'에서 판사들은 관료적인 일 처리와 게으름 때문에 공정한 판결을 내리지 못하는데 공 작가가 이에 빗대 비판한 것입니다.

공 작가는 "아이들 (학대) 얘기가 나오니까 너무 분노해 (재판) 중간에 몇 번 일어나 법정 소란을 피울까 하다가 참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이 이번 사건을 축소했다"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공 작가는 "정권이 바뀌기 직전 높으신 분의 입김이 (검찰에)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며 "단적인 예로 그간 드러난 봉침 피해자가 많은데 검찰이 문제 삼은 사례는 단 한 건이다. 추측이지만 검찰이 압수수색할 때 (피고인 A씨) 컴퓨터에 있는 명단과 폐쇄회로TV(CCTV)가 있을 텐데 왜 유독 봉침 사례만 특별히 축소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검찰의 재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외압의 근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공 작가는 이 사건에 미온적인 전북 지역 지방자치단체와 언론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장애인 시설 신축 공사와 사단법인 변경 명목으로 후원금 1억6500여만원을 가로채고, 기부금품 모집 등록을 하지 않고 1억4600만원을 모금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기소된 2명 중 한명인 A씨는 "나는 미혼모이며 아이 5명을 입양해 홀로 키우고 있다"고 주변에 홍보하며 후원금을 모금했습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A씨가 입양한 아이 중 2명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시점부터 외부의 24시간 어린이집에서 수년간 키워졌고, A씨가 2013년 입양한 20대 중반의 1급 지적장애인은 두 달 만에 파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는 사회복지시설에서 3년 이상 근무한 것처럼 허위 경력증명서를 꾸며 전주시로부터 장애인 복지시설 신고증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가 지난 2008년 전주에 문을 연 장애인 복지시설엔 현재 장애인 10여 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칭 '봉침 전문가'인 A씨는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전직 국회의원 등 유명 정치인을 비롯해 종교인·공무원·장애인 등에게 봉침을 시술하고 일부 남성에게는 성기에 봉침을 놓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 날 A씨가 입양한 두 아이를 돌본 어린이집 원장 B씨는 증인으로 출석해 "아이들이 학대를 받았다"며 "벌침을 맞고 온 적도 있고, 속눈썹이 잘려온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입양된 아이가 한 번씩 집에 가면 울면서 안 가려고 하는 등 굉장히 힘들어 했다" "(피고인) A씨 집에 가는 동안 아이 얼굴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는 등 A씨가 '보호자로서 자격이 없다'는 맥락의 증언을 쏟아냈습니다.

이에 A씨 측의 변호인은 "저도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한 일입니다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 눈썹이 짧으면 좀 진하게 나오게 하려고 잘라주는 경우도 있다"며 학대를 부인했습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주요 증거 기록 일부가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의 실수로 증거 능력을 상실한 일도 벌어졌습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 오후 3시 같은 법정에서 열립니다.

공지영 작가는 소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도가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등으로 유명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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