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한민국 대표 소방수 삼우산기, 디자인 소화기로 B2C 공략 나선다
입력 2017-10-09 14:24 

"소화기는 안전을 위해 손이 닿는 곳에 있어야 하지만 예쁘지 않다는 이유로 구석에 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화기도 가구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겁니다."
국내 소화기업계 1위업체인 삼우산기가 혁신적인 디자인의 소화기인 '빌란떼'를 내놓고 B2C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삼우산기는 지난 1976년 창사 이래 41년간 소화기를 꾸준히 개발·출시하면서 국내 소화기 대표업체로 자리잡은 곳. 다른 업체보다 비싼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는 철학을 중심으로 운영해온 결과다. 정형로 삼우산기 대표는 "소화기는 안전용품이라는 인식이 강해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한 제품이 전세계적으로 드물었다"며 "프랑스 파리에 가보니 고작 스티커 붙인 소화기를 18만원에 파는 형편이어서 우리 기술력에 디자인까지 가미하면 승부수를 띄울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신제품 '발란떼'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빌란떼는 기존 봉인줄과 안전핀을 대신하는 안전바 손잡이를 채택했다. 기존 제품보다 손잡이 크기를 늘려 사용을 편리하게 만들었고, 불필요한 호스를 없앤 대신 충분한 분사력을 갖춰 실용성을 높였다. 기능만 고려하던 기존 소화기 디자인보다 단순하면서도 기능성까지 갖춘 혁신적인 디자인의 소화기가 탄생한 것이다.
디자인을 강조하면서도 제품 성능을 의심받지 않는 비결은 삼우산기가 40년 넘게 축적해온 기술력이다. 삼우산기는 소화기에 사용되는 소화약제부터 용기까지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 전부 직접 생산한다. 인체에 해로운 4대 중금속(납·수은·크롬·카드뮴)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10년 이상 보관해도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단가가 높은 황동 밸브를 사용했다. 소화 약제도 타사보다 고급품을 썼다. 정호규 삼우산기 상무는 "중국산 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게는 40%까지 나지만 안전성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며 "중국산은 심한 경우 20%까지 불량품이 섞이기도 해 신뢰하기 어려운 제품이 적잖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쓸 소화기에 3만~4만원을 들이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한달에 300원 안팎 쓰는 셈이어서 경제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우산기의 소화기는 성능을 인정받아 국내에서 생산되는 현대·기아차의 90% 이상에 실리고 있다. 영하 30도에서 영상 80도까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설계한 소화기를 생산해서다. 정 대표는 "한국 법은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까지만 버티면 되도록 정했지만 여름철 차에서 급격히 온도가 오르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중동의 고온과 블라디보스토크의 추위까지 견딜 수 있게 개발한 것이 우리 소화기"라고 강조했다.
삼우산기는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발주한 사물인터넷(IOT) 소화기 개발사업에도 참여한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함께 참여하며, 화재감지기를 소화기와 결합한 새로운 제품과 앱을 개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빌란떼의 디자인 역량을 인정받은 동시에 독보적인 소화기 개발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성능과 디자인을 동시에 살린 제품을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 대표는 지난해 폐소화기 처리 허가를 받았다. 오래된 소화기를 무료로 수거하며, 소화약제를 재가공해 환경 오염도 줄이고 있다. 정 대표는 "약제를 완전히 재가공해 새 약제로 만든 다음 재활용하기 때문에 새 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소화 능력을 보인다"며 "소화기 업체 중 유일하게 폐소화기 처리 허가를 받은 만큼 사회적 책임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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