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한전에서도…소주잔 던지고 뺨 때리고
입력 2017-10-09 08:40  | 수정 2017-10-09 10:12
【 앵커멘트 】
우리나라 대표 공기업 중 한 곳,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도 불리는 한국전력공사에서 공공연하게 폭행이 자행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희 MBN 취재진이 내부 문서를 단독 입수했는데요.
부하 직원이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소주잔을 던지고 뺨을 때리는 등, 드러나지 않았던 '갑질' 사례들이 발견됐습니다.
김문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5년, 술자리에서 "얼굴 안 비추는 직원은 발령을 낸다"고 농담을 한 지사장 김 모 씨.

함께 있던 실장도 "그럼 직원 신 씨의 조원인 박 씨를 자르면 되겠다"고 맞장구를 칩니다.

옆에서 듣던 신 씨가 "성실히 일하던 조원을 자르란 말이냐"고 항의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고, 말렸지만 듣지 않자 김 씨는 신 씨를 향해 소주잔을 던지고 뒤통수를 쳤습니다.


심지어 식당 밖으로도 뒤쫓아 나와 "무릎을 꿇라"고 지시했고, 거부하자 뺨을 연달아 때리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술김에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란 이유로 사내 조치는 '경고'에 그쳤습니다.

자회사 직원을 상대로 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과의 술자리에 이유를 둘러대고 참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회사 직원의 복부와 가슴을 십여 차례 때린 한전의 정 모 차장.

'욱하는 마음'에 저지른 폭행에 대한 처벌은 가벼웠습니다.

▶ 인터뷰(☎) : 한국전력공사 관계자
- "해당 직원이 포상이 있었나 본데 예전에. 그래서 (징계가) '견책'으로 경감됐다고 그러네요. 원래는 '감봉'으로 추진하려다가."

폭행 관련 보고가 누락되기도 합니다.

선임 연구원에게 욕설을 하고 의자를 던지다가 곁에 있던 한 명에게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한 수석 연구원에 대한 감사실 보고는, 의도적으로 아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박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먼저 갑질에 대한 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을의 입장에선 국민신문고와 국민권익위에 신고할 수 있는데 신고자에 대해선 철저한 신변 보호, 그리고 비밀 유지가 필요합니다."

MBN 뉴스 김문영입니다. [nowmoon@mbn.co.kr]

영상취재 : 방민성 VJ, 윤남석 VJ
영상편집 : 김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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