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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5년만의 가을야구, 뜨거웠던 사직의 함성과 열기
입력 2017-10-08 18:54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일찌감치 매진을 기록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황석조 기자] 5년 만에 열리는 가을야구. 부산 날씨만큼이나 사직구장은 뜨거웠다.
8일 부산 사직구장. 이날 부산 날씨는 23도라는 온도가 무색하게 햇살이 뜨거웠다. 습도가 높아진 것 같다”는 롯데 관계자의 말처럼 경기장은 열기와 함성 그리고 긴장감으로 더해지며 평소보다 체감상 훨씬 뜨거운 느낌을 받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5년 만에 부산에서 열리는 가을야구. 일찌감치 2만6000석이 동이 난 가운데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장사진을 이뤘다. 예매표를 구하기 위해, 혹은 현장구매를 위해 몰려든 팬들의 줄은 긴 행렬을 만들었다. 경기 시작이 임박해서는 사직구장 전체가 사람으로 가득 찼다.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의 인산인해. 매진을 알리는 구단 안내직원의 목소리와 팬들의 아쉬움이 경기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경기 시작 후에는 응원열기로 가득 했다. 롯데 팬들은 5년간 참아온 함성을 크게 내질렀다. NC 쪽도 밀리지 않았다. 수는 더 적었을 터지만 외관상으로는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일사불란함을 보여줬다.
1회초 NC가 박민우의 빠른 발도 선취점을 얻자 3루 쪽 함성이 커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후 양 팀 투수들의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지며 사직 구장은 긴장감으로 뒤덮였다. 4회초 NC가 추가점을 얻어냈지만 직후 롯데가 추격의 점수를 뽑아내 일방적으로 흐르지 않았다.
절정은 6회말이었다. 밀리던 롯데는 1사 1,3루 찬스를 만들어 분위기를 다잡았다. 호투하던 NC 해커도 다소 힘이 부쳐보였다. 견제구도 많아졌다. 그 때마다 1루 쪽 롯데 팬들은 목청이 떠나가듯 마”를 외쳤다. 천하의 베테랑도 긴장할 법한 우렁찬 함성. 하지만 해커는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선을 잡아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롯데는 7회말에도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해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달아오르던 사직 구장 1루 쪽 관중석은 연속 두 번 탄식이 이어졌다. 롯데 타선이 침체됐었지만 무엇보다 상대 해커의 호투가 인상적이었다.
5년 만의 가을야구를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경기 시작 몇 시간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 사진=황석조 기자
경기 후반은 양 팀 필승조간 불펜싸움으로 이어졌다. 김진성에 이민호, 원종현까지 총 출동한 NC는 물론 박진형, 손승락까지 등판한 롯데도 마찬가지.
연거푸 기회를 이어가지 못한 롯데는 8회말 대타로 나선 박헌도가 깜짝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순간 사직구장은 용광로처럼 달아올랐고 승부는 결국 연장까지 흘렀다. 날씨는 순식간에 쌀쌀해졌지만 열기만큼은 그대로일 수밖에 없을 터.
역전을 허용했지만 연장에서 빛난 것은 NC였다. 11회초 백업자원인 지석훈의 천금같은 장타가 결정적이었다. 이어 NC 방망이가 타오르기 시작했고 대량득점에 성공 최종 9-2로 승리했다.
경기 후반이 되자 어둠이 짙게 깔렸다. NC가 승기를 잡으며 3루 쪽은 응원목소리가 높아졌고 1루 쪽은 다소 잦아들었다. 희비가 엇갈리고 만 것. 짜릿했던 동점포 때문이었을까. 롯데 팬들의 아쉬움도 일제히 터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응원이 아닌 탄식이 많았다. 함성으로 시작해 탄식으로 끝난, 5년 만에 다시 찾아온 사직의 가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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