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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시즌 리뷰] 밀워키, 예상을 뛰어넘다
입력 2017-10-04 07:19 
밀워키의 2017시즌은 기대 이상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약간 다른 이유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원래 이들의 지향점은 리빌딩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순위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에는 나가지 못했지만 이들의 시즌은 실패라고 할 수 없다(날짜는 한국시간 기준).

시즌 요약
성적: 86승 76패(NL 중부 2위, 포스트시즌 탈락)
최다 연승: 5연승(7월 4일~8일)
최다 연패: 6연패(7월 17일~22일, 8월 7일~12일)
최다 실점: 15실점(7월 28일)
최다 득점: 15득점(9월 10일)
무득점 패: 8회
무실점 승: 12회
끝내기 승리: 4회
끝내기 패배: 9회

총평
대표적인 스몰 마켓팀인 밀워키는 올해도 순위 경쟁과는 거리가 먼 팀처럼 보였다. 타일러 손버그를 보스턴에 내주고 트래비스 쇼와 함께 복수의 유망주를 받았고, 연봉 협상을 할 경우 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됐던 크리스 카터를 방출하고 에릭 테임즈와 3년 1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이를 제외하면 큰 영입없이 조용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그런데 이것이 대박이 났다. 새로 영입한 쇼와 테임즈는 공격의 중심이 됐다. 도밍고 산타나와 함께 30홈런을 돌파했다. 뉴욕 메츠와 함께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많은 224개의 홈런을 기록한 원동력이었다.
트레이드 루머에 시달렸던 라이언 브론도 종아리 부상으로 10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홈런 17개를 때리며 건재를 과시했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던 헤수스 아귈라, 에릭 소가드의 깜짝 활약도 반가웠다.
손버그가 떠난 자리에는 코리 크네블이 있었고, 새로 합류한 제러드 휴즈, 올리버 드레이크와 기존에 있던 카를로스 토레스, 제이콥 반스가 함께했다. 시즌 도중에는 제레미 제프레스, 애소니 스와잭이 합류해 힘을 보탰다.

선발 로테이션은 잭 데이비스(33경기 191 1/3이닝), 지미 넬슨(29경기 175 1/3이닝), 체이스 앤더슨(25경기 141 1/3이닝)이 축이 돼서 지탱했다. 넬슨이 시즌 막판 주루플레이 도중 어깨 부상을 당하지만 않았어도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밀워키는 투타 조화가 고르게 이뤄지며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7월 16일에는 지구 2위와 5.5게임차까지 앞설 정도로 초반 흐름이 좋았다. 시카고 컵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앞서갈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6연패에 빠지는 등 점차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결국 7월 27일 컵스에게 1위 자리를 뺏긴 뒤 이를 다시 탈환하지 못했다. 밀워키도 후반기 36승 35패로 5할 승률을 맞췄지만, 컵스가 너무 잘했다. 지구 우승이 힘들어지자 이들은 와일드카드를 노렸다. 후반기 콜로라도 로키스가 주춤한 사이 2위 자리 탈환을 위해 막판 스퍼트를 냈지만, 10월 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서 6-7로 역전패를 당하며 허무하게 와일드카드 출전권을 콜로라도에게 내줬다.
잭 데이비스는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MVP: 잭 데이비스
작은 고추가 맵다고 했던가. 왜소한 체구의 우완 투수 데이비스는 빅리그 데뷔 이후 가장 많은 191 1/3이닝을 소화하며 17승 9패 평균자책점 3.90으로 밀워키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지켰다. 지미 넬슨, 체이스 앤더슨 등 다른 선발들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만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17승은 내셔널리그에서 클레이튼 커쇼(다저스, 18승)에 이어 다음으로 많은 승수다. 밀워키는 그가 나온 33경기 중 20경기를 이겼다.
주니어 게라는 잦은 부상으로 자기 역할을 못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반전: 주니어 게라
밀워키 선발진은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에서 네번째로 적은 873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주니어 게라가 조금 더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지 않았을까? 그는 이번 시즌 오른 종아리 염좌, 오른 정강이 타박상으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7월말에는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21경기(선발 14경기)에서 70 1/3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치며 5.12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코리 크네블은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인상적인 클로저 중 한 명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재발견: 코리 크네블
지난 시즌 복사근 부상으로 35경기 출전에 그쳤던 크네블은 이번 시즌 내셔널리그 불펜 투수들 중에 가장 많은 76경기에 출전, 76이닝을 소화하며 내셔널리그에서 공동 3위에 해당하는 39세이브를 올렸다. 평균자책점 1.78 40볼넷 126탈삼진으로 투구 내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불펜 투수로 나와 100탈삼진 이상ㅇ르 기록한 투수는 단 7명. 그리고 크네블은 크레이그 킴브렐(보스턴)과 함께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126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테임즈와 쇼의 장타 행진은 인상적이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올해의 영입: 트래비스 쇼, 에릭 테임즈
트레이드로 합류한 쇼와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테임즈. 둘이 팀에 합류한 방식은 달랐지만,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폭발적인 장타력을 보여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둘이 합쳐 62개의 홈런과 60개의 2루타, 164타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전반기(테임즈 타율 0.248/OPS 0.936, 쇼 0.299/0.938)에 비해 후반기 활약(테임즈 0.246/0.794 쇼 0.242/0.768)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전체 시즌을 놓고 보면 충분히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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