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최다 관중 KBO, 마냥 좋아 할 처지는 아니다
입력 2017-10-04 06:47 
올해 KBO리그는 최대 흥행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과연 마냥 좋아만 하고 있을 때인가는 곱씹어봐야 한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7 KBO리그가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인기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최대 인기스포츠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마냥 좋아 할 처지는 아니다. 심판 매수 건을 뭉개고, 중국 진출 관련 입찰 비리에 대한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까지 829만2687명으로 종전 역대 최다관중 기록인 833만9577명까지 4만6890명이 모자랐지만, 3일 잠실, 사직, 대구, 수원, 대전 등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경기에 10만8001명이 입장하여 최종 관중 840만688명으로 KBO 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특히 3일 5개 구장에 입장한 10만8001명은 올 시즌 하루 최다 관중 신기록이며, 역대 1일 최다 관중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추석연휴였고, 1위부터 4위까지의 순위가 프로야구 최종일에 가려지는 전무후무한 흥행요소가 더해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다관중 보도자료를 통해 이로써, KBO리그는 2015년부터 3년연속 최다관중 기록 경신, 작년부터 2년 연속 800만 관중 돌파 등 국민의 여가선용에 기여하는 관람 스포츠로써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의미를 내놨다. 뿌듯함이 느껴지는 메시지다.
당연히 축하할 일이고, 축하 받을 일이다. 하지만 마냥 좋아만 하고 있을 처지인지 KBO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다. KBO는 현재 ‘최규순 전 심판의 금전거래 사건과 ‘입찰비리 사건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규순 전 심판 금전거래 사건은 당사자와 구단의 금전거래에 대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넘어 이를 인지하고 있던 KBO의 어설픈 일처리에 대한 비난 가능성에 그 문제가 있다. KBO는 해당사실이 문제가 되자, 뒤늦게 부랴부랴 확인에 나섰고, 사실임을 확인하고, 징계위원회를 열었음에도 유야무야 넘어갔다. 결국 언론 보도를 통해 폭로되자 뒤늦게 고개를 숙이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중국 입찰 비리건도 마찬가지다. KBO가 폐쇄적인 조직이라는 사실만 더 확인해주는 사례였다.
사실 관료화된 KBO 조직에 대한 우려는 과거부터 이어져왔다. 그러나 KBO 조직 스스로 어떤 노력 취해왔는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사실 800만 관중이 이어지는 흥행 사례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동안 프로야구는 두 차례 큰 승부조작 사건에 휩싸이는 홍역을 치르는 등 사회적으로 여럿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승부조작, 불법도박 외에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선수들 때문에도 뒷말이 많았다. 올해도 역시 LG 윤지웅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다. 선수 개인 일탈이라고 치부해버리면 KBO라는 조직과 별 관련은 없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회적 물의는 KBO의 살을 깎아 먹는 일이다. 조직은 비대해졌지만, 선수들의 일탈을 방지하기 위한 KBO의 노력이 미진했다는 지적은 과거부터 끊임없이 나왔다.
결국 최근 KBO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해 국정감사에서도 다룰 것으로 보인다. 사실 프로야구는 출범부터 정치권과 종속적 관계였다. 총재는 정치인들이 맡는 경우가 많았다. 흔히 말하는 낙하산 인사였다. 하지만 최근 10년 간 KBO는 정치적 독립을 쟁취해냈다. 정치권의 눈치를 덜 보게 됐고, 공교롭게 프로야구는 국내 최대 인기 스포츠의 자리를 공고히 해 나갔다. 그러나 최근의 헛스윙으로 다시 정치권이 개입하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스스로 적폐 세력이 된 KBO의 자성이 필요할 때다. 스스로 변화하는 노력이 아쉽기만 하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