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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마지막까지 온 순위경쟁…1위도 3위도 오늘 정해진다
입력 2017-10-03 06:00 
(왼쪽부터 시계방향 김기태 KIA 감독-김태형 두산 감독-김경문 NC 감독-조원우 롯데 감독) KIA와 두산 그리고 롯데와 NC의 최종순위가 3일 결정된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1위는 물론 2위도 아직 모른다. 확실한 3위와 4위 또한 정해지지 않았다. 막 내리는 2017시즌 KBO리그. 마지막 종착역에서야 모든 게 정해진다.
▲1위도, 3위도 장담 못하는 초유의 상황
올 시즌 KBO리그가 3일 최종 종료된다. 잠실에서는 SK와 두산이 수원에서는 KIA와 kt가 맞붙는다. 대전은 NC와 한화가 대결하며 부산에서는 LG와 롯데의 경기가 예정됐다. 대구에서는 넥센과 삼성의 경기가 대미를 장식한다.
마지막 날이지만 김이 빠지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야말로 초유의 상황. 아직 1위부터 4위까지의 순위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3일 경기로 현재 순위가 굳어질 수 있지만 뒤집어질 수도 있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 있는 승부가 예고된 것이다.
▲KIA의 수성이냐, 두산의 뒤집기냐
정규시즌 우승은 2일 현재 1위 KIA의 수성 혹은 2위 두산의 역전 둘 중 하나다. 경우의 수는 단순하다. 이날 KIA가 kt를 꺾으면 1위 KIA, 2위 두산이 최종 확정된다. KIA가 kt에게 진다면 잠실 경기 결과를 봐야한다. 두산이 SK에게 패한다면 이 경우에도 KIA가 우승을 따내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우승은 극적으로 두산의 차지가 된다.
지난 4월12일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킨 KIA는 2일 kt전을 승리하며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안심하기 이르다. 일단 쫓기는 입장인데다가 부담이 크다. 3일 경기서 패한다면 두산결과를 지켜봐야하지만 우승확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 그렇다면 리그 초반부터 무려 175일을 1위를 지키다 마지막 단 하루를 지켜내지 못하며 2위로 떨어지는 악몽을 경험하게 된다. 당장 플레이오프가 부담스럽지만 무엇보다 심리적 충격이 적지 않을 전망. 가을야구에서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우승을 지켜낸다면 KIA는 최고의 마무리를 달성하게 된다. 앞서 거론한 모든 부담이 다 영광으로 돌아온다. 시즌 초인 4월부터, 175일 이상을 1위를 지켜내게 된다. 그사이 두산을 비롯해 수많은 경쟁팀들의 도전이 있었지만 공동 1위는 허락해도 결코 순위를 내주지 않게 되는 위엄을 새기게 된다. 동시에 한국시리즈로 직행해 통합우승의 가능성을 높이게 되며 여유도 갖게 된다. 무엇보다 자신감 확충이라는 큰 소득을 얻을 전망.
KIA는 3일 경기서 승리해 시즌 내내 이어온 1위의 저력을 지킬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두산은 상대적으로 KIA에 비해 부담은 덜하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 시즌은 거의 추격자 역할을 했다. 10경기 이상 벌어졌던 격차를 후반기 무서운 기세로 따라온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로 꼽힌다. 최근까지도 김태형 두산 감독은 (1위를) 포기하지 않겠다면서도 무리하지 않는 전략을 취하는 실리를 선보였다. 간발의 차로 1위를 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그 아쉬움이 있겠지만 2년전에는 3위로 결국 최종 우승트로피를 들여올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게다가 근래 큰 경기 경험이 많기에 실제 포스트시즌 때 가장 강한 위력을 선보일 수 있다. 두산에는 우승 DNA가 가득한 것이 장점이다.
물론 두산 입장에서도 1위가 가장 좋다.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할 경우, 준플레이오프 승자와의 혈전이 부담스럽다. 롯데와 NC, 혹은 SK까지도 두산을 괴롭히기 충분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2년 연속 통합우승 등 노리고 싶은 수식어도 많다. 후반기 선보인 저력을 1위로 완성하고자 하는 열망도 적지 않을 터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을 꿈꾼다. 사진=MK스포츠 DB
▲롯데의 상승세일까 NC의 경험일까
3위 경쟁도 경우의 수는 어렵지 않다. 2일 현재 3위인 롯데가 3일 부산에서 LG를 꺾으면 자동 순위는 3위 롯데, 4위 NC로 정해진다. NC의 대전 한화전 결과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롯데와 NC가 모두 졌을 때도 결과는 같다. 롯데가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 NC는 SK와 와일드카드전을 치른다. 변수는 롯데가 LG에게 패하고 NC가 한화에 승리할 경우다. 이 경우 NC가 3위가 되고 롯데는 4위로서 와일드카드전에 나서게 된다.
자력 3위가 가능한 롯데. 일단 확실히 유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롯데의 3일 경기는 대부분의 조건서 롯데의 우위가 점쳐진다. 올 시즌 롯데는 홈에서 LG에게 단 한 번, 그것도 시즌 첫 부산 맞대결(4월7일)에서 진 뒤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5승1무1패). 그만큼 홈에서 LG에게 강했다. 선발투수로 나서는 브룩스 레일리는 이번 시즌 LG에게 2승 평균자책점 1.98을 자랑한다. 천적 그 자체다. 여기에 LG의 선발투수는 김대현. 지난 8월1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호투하며 팀 승리를 이끈 기억이 있으나 이러한 큰 경기 경험은 매우 적은 신예다. 롯데 입장에서 데이비드 허프, 헨리 소사, 차우찬 같은 LG의 에이스급 투수들을 피했다는 측면에서 부담은 덜하다.
팀 분위기도 상승세인 롯데에 비해 가을야구에서 탈락한 LG는 적수가 되지 못하다. 냉정하게 롯데에게 패할 요소는 매우 적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의외성에서 변수가 나올 수 있다. 순위싸움의 마지막 날, 롯데가 느낄 심적 부담은 피하기 어렵다. 모든 조건이 롯데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데 이 점이 오히려 변수가 될 수 있다. LG 또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필요하기에 의외의 저력이 나올 수 있다. 롯데에게는 이 부분이 가장 변수이자 걸림돌이다.
롯데는 3일 사직 LG전서 승리하면 정규시즌 3위를 자력으로 확정할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NC가 마지막 날 그간 지켜온 3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NC는 일단 한화에 승리한 뒤 부산 경기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도전길이 된 것은 사실. 다만 한화의 막판 페이스가 갑자기 좋지 않아진 점 등은 호재다. 우선적으로 경기를 잡아야지 희망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NC는 장혁식이 선발로 나서는데 한화 역시 경험이 적고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은 김민우가 선발투수로 나서기에 해볼 만하다.
NC 입장에서 4위는 물론 3위도 아쉬운 순위다. 시즌 절반을 지났을 때까지 2위를 지키며 1위 KIA의 대항마로 꼽혔으나 하락폭이 컸다. 설령 와일드카드전에서 승리한다 해도 에이스급 투수들을 소진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임해야하기에 우승도전은 부담스러워진다. 후반기만 살펴보면 롯데는 물론 SK에 비교해서도 마운드가 탄탄하지 않다. 여러모로 최소한 다시 찾고 싶은 3위 자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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