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송옥주 의원 "기상청, 함량 미달 다목적 기상항공기 무리하게 인수 추진"
입력 2017-09-29 20:06 
기상청이 최근 부실 의혹이 일고 있는 다목적 기상항공기 도입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제대로 된 근거도 내놓지 않은 채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함량 미달의 다목적 기상항공기를 기상청이 무리하게 인수하려고 한다며, 도입과정 전면 재검토와 철저한 인수검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다목적 기상항공기 입찰제안서에 명시된 필수항목 7가지 중 5개가 미충족된 상태인데, 기상청이 근거도 없이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자료를 배포하며 문제를 숨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송 의원실이 공개한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항공기 시동 전 에어컨을 동작시키는 APU 장비를 주문'했지만, 돌연 2016년 기상청이 입장을 번복하고 업체 주장을 받아들여 'GPU'와 'ASU'로 대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PU는 엔진 정지나 고장 등 비상시 전력을 공급하는 보조엔진이고, 기상이변이나 기상 악조건에서 비행기 안전을 담보할 필수장비인데 업체 요구를 상당 기간 지난 후에 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송 의원의 설명입니다.

또 육지로부터 185km 이상 멀리 비행하려면 항공안전법에 따라 구명보트, 구명조끼, 생존키트 등 구명장비를 고정된 곳에 보관해야 하는데 기상청이 장소를 특정하지도 파악하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송 의원은 "조종석 바로 뒤 연구자석에 구명보트를 줄로 매달아 놓았다는 설명을들었다"라며, "다른 장비의 장착 위치나 공간을 설명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송 의원은 안전과 관련해 조종사의 비상탈출도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제작됐다는 기상청의 해명도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개조에 참여한 미국 'W사'로부터 90초 이내에 탈출이 불가능한 비행기임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공개한 송 의원은 다목적 기상항공기의 안전한 비행을 위해 입찰제안서에는 기준을 잘 설정했지만, 도입될 비행기는 좌석수와 탑재중량이 줄고, 체공시간과 비행거리는 오히려 단축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필수 부품이 대체되는 등 전체적인 비행기 성능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인수를 무리하게 결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송 의원은 "당초 도입 목적인 태풍관측, 미세먼지 관측, 인공강우 등의 기상관측 업무에 정말 최적화된 항공기인지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이어 "기상청 주장대로 조종사 탈출에 필요한 90초를 확보한 비행기인지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송 의원은 "입찰제안서의 필수항목을 임의로 조정하고, 작은 비행기에 성능과 기준을 끼어 맞추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 기상청의 잘못이 무엇인지, 항공기는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꼼꼼히 지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 28일 입찰제안서상 필수항목 5가지(적재함량 미달, 체공시간 미달, APU 미탑재, CAT-Ⅱ 운용 미흡, 좌석수 미흡)를 충족하고 있고, 항공기 도입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해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습니다.

[ 김문영 기자 /(nowmoon@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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