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매도에 몸살 앓는 LG디스플레이
입력 2017-09-29 16:49 

4만원을 넘보던 LG디스플레이가 공매도에 발목이 잡혀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1일부터 28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량이 가장 많은 종목은 LG디스플레이다.
이 기간 LG디스플레이의 공매도량은 838만1986주다. 기간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1.1%다. 공매도 평균가(공매도 거래대금/공매도 거래량)는 3만1823원으로 이날 종가보다 높다. 대부분의 공매도 투자자들이 아직까지 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주가는 이달 들어 한 차례 반등을 시도했지만 다시 꺾여 3만원 선을 맴돌고 있다. 이날 종가는 3만550원으로 올해 장중 최고가인 지난 7월5일 3만9600원보다 22.9% 빠졌다.

LCD 업황이 좋지 않은 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의 약 90%는 LCD에서 발생한다. 대형 OLED 선두업체지만 아직 매출 비중은 크지 않다. LG디스플레이가 2020년까지 계획한 17조원 투자를 OLED에 집중한 이유도 체질 개선을 위해서다.
이같은 상황에서 LCD 패널 가격은 최근 하락세다. 지난해 2분기 이후 상승해 올해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지만 지난 2분기 정점을 찍은 뒤 빠지고 있다.
지난달 세계 TV용 LCD 출하량이 반등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2년 만에 1위 자리를 베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 8월 세계 TV용 LCD 패널 출하량은 총 2302만1000개로 전월 대비 8.2% 증가했다. 1위 자리를 꿰찬 업체는 394만2000개를 출하한 대만의 이노룩스다. 출하량은 전월 대비 28.9% 늘었다. 반면 LG디스플레이의 출하량은 전월 대비 3.6% 줄어든 379만5000개에 그쳤다.
LG디스플레이로부터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공급받던 애플이 주력 기종인 '아이폰X'에 OLED를 적용한 것도 매출에 부정적이다. 대형 OLED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강자지만 중소형 OLED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보적인 업체이기 때문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플라스틱/플렉서블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은 150K 이상으로 추정한다"며 "LG디스플레이의 생산능력은 아직까지 20K에 불과하고 오는 2018년까지 50K까지 늘리더라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을 웃돌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M+ 기술이 적용된 LG디스플레이의 LCD 패널 [사진 제공 = 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LCD 패널 가격은 차츰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중국 국경절, 광군제, 북미 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인한 계절적 성수기라는 이유에서다.
이상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수요-공급 상황이 균형을 찾으며 패널가격의 하락폭 둔화 혹은 하락을 멈출 것으로 보인다"며 "TV 대형화와 4분기 성수기에 대비한 재고축적으로 수요가 증가하지만 중국BOE 와 HKC 신규 공장(Fab) 가동이 기대만큼 원활치 않아 일부 인치의 공급이 빡빡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는 2018년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사업이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20년까지 LCD와 OLED의 매출 비중은 6대 4 혹은 6.5대 3.5가 될 수 있도록 청사진을 세우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TV 세트 업체 입장에서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 OLED TV는 필수적인 제품이 되어가고 있다"며 "2018년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매출액은 2조원, 영업이익은 760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이 흑자전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LCD패널가격 하락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 다르게 크지 않다"며 "OLED 사업의 성장성과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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