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동차에 이어 비행기도…사우디, 여성 파일럿 길 열어
입력 2017-09-29 14:18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이 자동차에 이어 비행기도 운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사우디 일간 오카즈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항공사 '사우디야'는 여성을 외국 항공 교육기관에서 조종사 교육을 받게 하고 이들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에서 여성 조종사를 금지하는 법은 없다. 하지만 모든 항공사에서 여상 파일럿은 금기 사항이었다.
2006년 사우디 여성 하나디 자카리아 알힌디라는 요르단 암만에서 사우디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조종사 자격을 취득했다. 알힌디라는 2014년에서야 사우디 항공당국이 발급한 조종사 자격증을 받았지만 사우디 내 항공사는 그를 고용하지 않았다.

다만 그를 재정적으로 후원한 사우디의 억만장자 왕자 알왈리드 빈탈랄 킹덤홀딩스 회장의 전용기를 조종한 것으로 알려진다. 알왈리드 왕자는 여성 운전 허용 등 여성의 권리를 강력히 옹호하는 인물이다.
이후 야스민 모하마드 알마이마니라는 사우디 여성도 2014년 요르단에서 조종사 자격을 따고 이듬해 사우디 항공당국에서 자격증을 받았지만 사우디 항공사에 조종사로 취직하는 데 실패했다.
사우디야 항공사에서 근무하는 여성은 500명에 달하지만 여성 조종사는 한 명도 없다. 여성들은 사무직이나 전산직에서만 일하고 있다.
오카즈는 사우디야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여성 파일럿 채용 계획이 수십년 동안 지속된 금기를 깨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6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사상 처음으로 여성에게도 운전면허를 발급하라는 내용의 칙령을 발표했다. 당국은 30일 이내 칙령 실행을 위한 권고 사항을 마련, 내년 6월부터 여성에게도 운전 면허증을 발급할 방침이다.
사우디가 연이어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자 안팎에서 '낮은 여성인권 수준이 진일보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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