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살 시도했으나 기적적으로 생존…36년 전 내지 못한 치료비 갚아
입력 2017-09-29 13:45  | 수정 2017-10-06 14:05
자살 시도했으나 기적적으로 생존…36년 전 내지 못한 치료비 갚아


불우한 가정사를 비관해 딸과 극단적 선택을 했다가 홀로 생존한 70대 할머니가 36년 만에 치료비 일부를 갚았습니다.

기구한 사연의 주인공은 전북에 사는 A(75·여)씨입니다.

A씨는 39세 때인 1981년 11월 남편과 헤어진 뒤 딸(당시 10세)과 함께 죽으려고 방안에 연탄불을 피웠습니다.

이들은 이튿날 이웃에게 발견돼 전주 예수병원으로 실려 왔습니다.


응급처치했지만 딸은 안타깝게 숨을 거뒀고 A씨만이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당시 전북에서 유일하게 대형 산소치료 탱크가 있던 예수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두 달간 병간호해줄 사람 없이 투병했고 치료를 마치기 전 전주교도소에서 1년 6개월간 실형을 살았습니다.

출소 후 그는 전세금 30만원을 빼서 병원에 치료비를 내려고 했지만, 주인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A씨는 가스 중독 후유증으로 성치 않은 몸으로 힘들게 농사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왔고, 재혼한 남편과는 10년 전 사별했습니다.

이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아오던 중 얼마 전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신체 여덟 군데가 부러진 큰 사고였고 얼마 되지 않은 사고 보상금을 손에 쥐었습니다.

그는 지난 28일 전주 예수병원을 찾아 보상금 중 일부인 100만원이 든 36년 전 미처 내지 못한 치료비를 갚았습니다.

A씨는 "요즘 건강이 좋지 않아 언제 죽을지 모른다"며 "큰돈은 아니나 죽기 전에 치료비를 꼭 갚아 마음의 빚을 덜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병원은 불우환자를 위해 이 돈을 쓰기로 했습니다.
건강이 나쁜 A씨에겐 무료 종합건강검진과 치료를 약속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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