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지하시설로 대피하라더니…화생방 방호문 설치 '단 한 곳'
입력 2017-09-29 11:20  | 수정 2017-09-29 14:00
【 앵커멘트 】
요즘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면서, 유사시 대피시설에 대해 관심들 많이 갖고 계시죠.
만일 북한이 핵폭탄이나 세균, 가스가 든 폭탄을 남쪽에 떨어뜨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불행히도 이런 화생방 공격을 막아줄 방호문을 갖춘 지하대피시설은 전국에 단 한 곳밖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서울의 신금호역.

출입구를 따라 4~5미터쯤 내려가니 벽 한쪽에 화생방전 대비용 방호문이 보입니다.

강철 재질에 두께는 약 10cm, 문틈으로 오염된 공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고무패킹까지 달렸습니다.

문을 닫으니 바깥과 완벽히 단절됩니다.


「▶ 인터뷰 : 김정자 / 서울 금호동
- " (문이 있는 줄) 몰랐었죠. 항상 열려 있었으니까….
- "보시니까 어떠세요?"
- "좋네요. 든든하고…."」

다른 지하대피시설은 어떨까.

▶ 스탠딩 : 이정호 / 기자
- "이곳은 서울 중심부인 광화문역인데요, 방호문이 설치돼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사람의 출입을 막기 위한 셔터가 보일 뿐입니다.

정부서울청사 앞 지하도로에 가 봤습니다.

계단과 벽, 천장을 둘러봤지만 역시 방호문은 없습니다.

「유사시 이런 곳에 대피하면 지상에 떨어지는 폭탄의 충격은 피해도 폭탄에서 나오는 화생방 물질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소방방재청이 지난 2011년 시범사업으로 신금호역에 첫 방호문을 설치한 이후 매년 전국 144개 지하대피시설로 확대하겠다며 정부예산 21억 원을 요구했지만 결국 모두 삭감된 겁니다.

민방위 관련 예산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박청웅 / 세종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정부가 의지를 갖고 주민 안전을 위해서 화생방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는 방호시설을 점차적으로 늘려가야…."

고조되는 북한의 핵 위협 앞에 우리 국민들은 구멍이 숭숭 뚫린 지하대피시설에 생명을 맡겨야 하는 실정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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