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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케치] 23년된 구장 놔두고 새구장 짓는 텍사스...이유는?
입력 2017-09-29 06:01  | 수정 2017-09-29 07:29
만프레드 커미셔너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삽을 뜨는 모습.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텍사스 레인저스의 신축구장 글로브라이프필드가 첫 삽을 떴다.
29일(한국시간) 기존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파크 인근의 신축 구장 예정 부지에서는 새로운 홈구장의 건설을 알리는 기공식이 진행됐다.
새 구장의 홈플레이트가 들어설 예정인 자리에서 진행된 이 기공식에는 레인저스 구단주 그룹과 제프 윌리엄스 알링턴시장,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등이 참석해 새로운 구장의 등장을 축하했다.
여기에 기존 홈구장의 개장 경기였던 1994년 4월 11일 경기에서 배터리를 맡았던 켄 로저스와 이번 로드리게스가 기념 시구를 했다.
기존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파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1994년에 개장한 구장이다. 올해로 지은지 23년째다. 2000년대 초반 신축 구장 건설 바람이 일면서 상대적으로 낡은 구장 축에 속하지만, 구장 자체는 앞으로 20년은 더 사용해도 될만큼 잘지어졌다.
그러나 이 구장은 계획대로라면, 2019년까지만 사용되고 철거될 예정이다. 재건축 아파트도 아니고 멀쩡한 구장을 허물고 새로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날씨다. 텍사스 연고지 알링턴은 한여름에 화씨 100도(섭씨 약 37.8도)까지 기온이 올라간다. 그런데 기존 구장은 지붕이 없어 선수와 관중들이 이 더위에 그대로 노출된 가운데 경기를 치러야했다. 선수들은 경기 전 타격 연습 시간에 유니폼이 아닌 반바지를 입고 타격을 해야 할 정도였다. 총 건설비 11억 달러 가량이 투입될 새 구장은 개폐식 지붕이 추가돼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
새 구장 건설 부지에서 바라본 현재 홈구장 글로브라이프파크.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기존 구장도 멋진 구장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운을 뗀 뒤 "그러나 개폐식 지붕이 있는 것이 이같은 기후를 가진 지역에서는 정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 본다. 관중들의 편의뿐만 아니라 팀의 경쟁력도 달라지게 만들 것"이라며 개폐식 지붕이 추가된 새 구장이 많은 차이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한 로드리게스도 이에 동의했다. "기존 구장도 여전히 새구장 같다"며 자신이 전성기 시절 활약했던 구장이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 하면서도 "레인저스 구단이 다른 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한 것은 좋은 일"이라며 신축 구장 건설을 반겼다.
이어 "이곳은 개폐식 지붕이 필요로 한 곳이다. 나는 야외에서 경기하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100도에서 경기하는 것보다는 75도에서 경기하는 것이 더 낫다. (지붕이 설치된 구장이 들어서면) 더 많은 투수들이 이곳에 오려고 할 것이고, 이곳에서 뛰는 것을 좋아할 것"이라며 지붕 설치가 레인저스 구단을 더 매력적인 팀으로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 홈구장 건설 비용은 레인저스 구단과 알링턴 시에서 비용을 분담한다. 알링턴 시민들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주민 투표에서 새 구장 건축 재원 마련을 위한 호텔, 렌터카 등의 세율 인상 방안을 통과시켰다. 구장 주변에는 복합 문화 시설과 호텔 등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윌리엄스 알링턴 시장은 기념사에서 "우리의 가장 큰 꿈 중 하나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라며 새로운 구장이 메이저리그 구장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새 구장은 레인저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되지만, 다른 이벤트에도 활용될 수 있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우리는 야구 발전에 공헌한 지역 사회에게 특별한 행사를 되돌려주는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며 메이저리그 올스타 게임, WBC 결승전 등을 이곳에서 유치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세인트루이스(부시 스타디움), 애틀란타(선트러스트파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새 구장은 복합 문화시실의 완벽한 예가 될 것"이라며 신축 구장이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현재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 개장 경기에서 배터리를 이룬 켄 로저스(상)와 이반 로드리게스(하)가 기념시구를 했다. 사진(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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