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추적] 문 대통령, 미국 방문 뒷얘기는?
입력 2017-09-23 20:04  | 수정 2017-09-23 20:31
【 앵커멘트 】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3박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이번 유엔총회 방문은 그 어느 때보다 초조한하고 긴박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이번 순방을 다녀왔던 송주영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과거와 달리 이번 유엔 총회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해야할까요. 예측 가능성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문 대통령 기조연설도 압박과 제재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었는데, 평화가 32번이나 강조됐어요?

【 기자 】
네, 문재인 대통령 기조연설이 몇 가지 버전으로 준비돼 있었을 정도로 유동성이 컸습니다.

아무래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이라, 미일 정상 등이 어떤 발언을 하지 알 수 없어서인데요.

문 대통령 기조연설도 그랬지만,

뒤늦게 알려진 사실인데, LA타임스 보도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 유엔 총회 기조 연설문도 수정됐다고 합니다.

사실 초안에는 김정은을 '자살 임무 수행 중인 로켓맨'으로 표현하고,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를 위협한 언급이 없었다는 겁니다.


백악관 내부에서는 몇 개월 동안 김정은에 대한 개인적 공격은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는데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는데, 정작 연설문 내용은 달라진 겁니다.

이후 서로 '정신병자', '미치광이'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말 폭탄'을 주고받았습니다.

【 질문2 】
사실 돌아와서도 마찬가지 상황인데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난색을 표했다는 보도 때문입니다.
일본 언론 보도였는데, 우리 정부는 바로 부인했죠?


【 기자 】
네.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불쾌하다"는 표현까지 써가며 '오보'라고 얘기했습니다.

시살 돌아오는 길에, 전용기 급유를 하느라 미국 앵커리지에 한 시간 정도 착륙했습니다.

이때 언론보도를 접했고, 기내는 발칵 뒤집혔는데요.

기자들이 사실 확인을 요청하자 함께 탑승하고 있던 청와대 관계자가 "그런 분위기 아니었다"며 사실상 오보라고 얘기했습니다.

같은 시각 청와대도 난리가 났죠.

결국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공군 1호기 전화통화'를 시도해 사실 확인을 한 뒤, 긴급 브리핑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윤영찬 /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지난 22일)
- "한미일 정상 간 만남을둘러싼 악의적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와 일본 정부에 강한 유감을 표합니다."

앞서 리포트에서도 확인했 듯이, 오늘 한미 관계자 통화에서 미국 측이 우리 정부 말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 질문3 】
사실 한미 정상회담 분위기가 좋았던 걸로 알려졌는데, 한미일 정상회담 분위기가 안 좋았다고 해서 사실 좀 의아하긴 했어요.

【 답변 】
네. 아시겠지만 개탄스럽다는 단어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게 시작됐고요. 우선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문재인 대통령
-"이번에 북한의 도발이 대단히 개탄스럽고, 또 우리를 격분시켰는데…."

▶ 인터뷰 :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문 대통령께서 개탄한다는 단어를 사용하셔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이 영락없는 정치인이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인데요.

지난 미국 대선에서 "개탄스럽다"는 말로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고, 소위 말해 재미 좀 보지 않았습니까.

우리 정부는 일종의 외교적 수사를 해준거구요.

그래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고 하고요.

또 박수현 대변인 말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 손을 덥썩 잡으면서 호감을 표시했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사실 좀 의아하다고 생각했죠.


【 질문4 】
그런데 일본은 왜 자꾸 이런 '불쾌한 상황'을 만드는 걸까요?


【 기자 】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

우선 아베 총리의 국내 정치용으로, 북한 도발을 문제 삼을수록 지지율이 올라가거든요.

'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추락해 장기집권이 어려워졌단 전망이 우세했는데요.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북한 도발'이라는 호제로 정치 생명이 더 길어질 여지가 생긴거죠.

그리고 국외적으로는 그동안 주장해 온 일본의 방위력 강화의 명분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5 】
보통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대통령이 기자들과 자체 평가 등을 하잖아요.

이번에도 문 대통령이 기내에서 '미니 기자간담회'를 했는데, 당시 분위기 좀 전해주세죠?


【 기자 】
네. 심경이 좀 복잡해 보였는데여. 먼저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문재인 / 대통령
- "하루 빨리 여기서 벗어나야 할텐데, 하여튼 그런 게 큰 과제입니다."

대북 압박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한 점은 성과인데,

그렇다고 북한 도발이 하루 아침에 끝날 상황도 아니고, 뽀족한 해법도 없어 답답하다는 겁니다.

물론, 순방 전 발걸음이 무겁다면서 국회의 협조를 요청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인준됐는데요.

전자결제로 재가할 정도로 간절히 기다렸던 난제는 하나 해결한 셈입니다.

문 대통령은 김명수 후보자 인준에 감사함도 표시하고, 여야 지도부에게 순방 결과도 보고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인데요.

회동은 이번 주 중반쯤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송주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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