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연준 FOMC 회의 끝 '보유자산' 축소 발표…한은에 어떤 영향 미칠까?
입력 2017-09-21 08:02  | 수정 2017-09-28 08:05
美연준 FOMC 회의 끝 '보유자산' 축소 발표…한은에 어떤 영향 미칠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한국은행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입니다.

미 연준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4조5천억 달러(약 5천78조원)에 달하는 보유자산을 다음 달부터 축소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기준금리는 현재 1.00∼1.25%에서 동결했지만 기존 금리 전망은 유지됐습니다.

미 연준은 금융위기에 대응하느라 2009년 3월부터 보유자산을 대폭 늘리며 양적완화를 했는데 9년 만에 이를 축소하는 것입니다.


금융시장에서는 보유자산 축소는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입니다.

다만 금리 전망을 두고서는 평가가 다소 엇갈립니다. 점도표에서 연내 한 차례 추가 금리인상이 시사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질 거란 시장 기대보다 매파적이라고 봤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12월까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유보적인 의견도 있습니다.

이날 미 금융시장에서는 반응이 크지 않았습니다. 뉴욕 증시는 엇갈린 행보를 했고 달러화는 소폭 강세입니다. 국내 금융시장 관계자들도 비슷한 반응입니다.

한은은 연준 보유자산 축소가 점진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미 긴축 움직임은 자칫 큰 충격을 주곤 하기 때문에 늘 경계 대상입니다.

2013년 자산매입 규모를 서서히 줄이는 테이퍼링을 했을 때 세계 금융시장은 발작적 반응을 보였고 신흥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됐습니다.

한은도 이 때문에 꾸준히 경고를 해왔습니다.

한은 전승철 부총재보는 이달 초 한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해 "가까운 미래에 진행될 또 다른 '테이퍼텐트럼'은 주요 관심사항 중 하나"라며 "한국은행은 다양한 정책수단을 통해 기민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이퍼텐트럼은 연준 양적완화 정책이 긴축으로 전환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이 받은 충격을 말합니다.

미 연준의 긴축 행보는 한은 금통위의 금리 결정에도 주요 고려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산축소는 시중에 풀린 돈을 회수하는 긴축 효과가 있어서 사실상 장기금리 상승을 의미합니다.

또, 12월에 미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경우 현재 같은 수준인 양국 기준금리가 역전될 수 있습니다. 금리역전이 곧바로 자본 유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8월 말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인 투자는 내외금리차 뿐 아니라 국내외 경제동향, 지정학적 리스크, 환율 등 다양한 요인으로 결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통화정책 운용에 부담이 커지는 것은 분명하다. 미 연준 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도 돈줄죄기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지난달 말 금통위에서 한 금통위원은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더불어 우리도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 보유자산 축소 결정으로 한은 금리인상 시기가 크게 앞당겨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내 경기가 관건이라는 것입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은은 근원물가가 오르지 않아서 신중한 점이 있다. 연준 자산축소는 예견된 것이므로 한은도 완만한 속도 금리조정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며 성장률도 둔화될 수 있어서 한은이 금리를 빨리 높일 가능성도 별로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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