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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KIA 마운드의 진짜 마당쇠, 박진태 “준비된 투수가 목표”
입력 2017-09-11 06:02 
올 시즌 KIA에 입단한 박진태(가운데)는 첫 시즌부터 팀 내 핵심불펜 요원으로 자리 잡았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KIA 타이거즈 불펜은 시즌 내내 주목을 받고 있다. 주로 불안한 시선이 많다. 확실한 믿을맨이 부족하다는 의미. 그러나 시즌의 마무리가 임박한 현 시점서 성과가 없는 한 해라 보기만도 어렵다.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그 사이 새로운 얼굴이 자리를 잡고 막아주고 미래도 밝혔기 때문. 신인 사이드암 투수 박진태(22)는 그 대표주자로서 이번 시즌 KIA 불펜에 진정한 의미의 마당쇠 역할을 해냈다.
9월11일은 KBO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가 열리는 날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 일 년 여전 박진태도 같은 자리서 KIA의 2라운드로 호명을 받았다. 최근 대세와는 거리가 있던 대졸 신인투수. 그럼에도 KIA는 빠른 순번으로 그를 지목했다.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던 것. 신인 박진태도 이에 응답했다. 시즌 초반인 4월11일 1군 데뷔무대를 맛 본 뒤 금세 2군으로 내려갔지만 기다림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6월 초 다시 부름을 받은 뒤부터는 줄곧 1군 마운드를 지키며 자신의 자리를 하나 만들기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6월 이후 불펜자원으로 신임을 얻기 시작한 박진태. 단순히 1군을 경험하는 차원을 넘어 어느새 팀 핵심 불펜자원으로까지 성장했다. 선발이면 선발, 필승조면 필승조, 추격조에 롱맨까지. 팀이 이길 때나, 팀 선발투수가 갑작스럽게 내려갈 때나, 혹은 패색이 짙을 때도. 상황과 역할 구분 없이 박진태는 불펜의 핵심 전천후요원이었다. 사이드암이라는 유형 때문만은 아니다. 박진태의 배짱 있는 피칭과 공격적 운용능력 등이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나온 결과. KIA의 올 시즌을 돌아볼 때, 새로 입단한 얼굴로만 한정한다면 박진태가 가장 주목할 만한 히트상품이 분명했다.
시즌이 끝나가는 현 시점, 박진태는 (프로와) 아마추어는 달랐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힘든 부분이 있다. 그래서 (평소) 더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됐다”라며 초반에는 매일 같이 치르는 경기가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이제는 적응이 됐다. 오히려 힘이 난다. 아직도 (제)자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버텨낸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고 쉴 새 없이 달려온 시즌을 돌아봤다.
시즌 내내 전천후로 등판했지만 당장 보직에 대한 욕심은 없다고. 박진태는 어떤 상황에서든 시합에 나가는 것 자체가 (내게는) 중요하다. 물론 여유 있을 때 등판하면 더 편한 것은 있다. 그렇지만 긴박한 상황에 등판하면 더 신이 나긴 하더라”라며 시간이 갈수록 타이트한 상황 때 나가서 던져보고 싶다는 마음이 많아졌다”고 역할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는 않았다.
박진태(사진)는 팀 내에서 보직 상관 없이 전천후로 임무를 수행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박진태는 평균적으로 1이닝 안팎을 소화하며 불펜투수 본연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때때로 대체선발로 나섰으며 동시에 선발투수처럼 5이닝 가까이 이닝을 소화한 적도 몇 차례 있다. 물론 올 시즌 이 경우는 팀 선발진이 일찍 무너지거나 했던 경우가 대부분. 신인투수로서 매우 쉽지 않은 순간에 나섰던 것이다. 팀 코칭스태프도 이러한 박진태의 숨겨진 공로를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진태는 스스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서도 코치님들이 ‘네가 (길게) 던져준 덕에 많은 부분을 아끼고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해줄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조금은 도움이 됐구나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박진태는 올 시즌 주목할 만한 신인투수로 성장하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당장 구원투수로서 평균자책점이 5점대를 넘고 크게 흔들리는 경기도 종종 있었다. 소방수 이미지는 강하나 위기를 끝내는 해결사 역할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 위닝샷을 만들고 싶다. 위기 때 삼진을 잡는 능력을 더 키울 생각이다. 대학 때는 힘으로 제압했는데 프로에서는 그 부분이 힘들다”며 박진태는 벌써 이른 비시즌 훈련방향을 생각했다.
또한 박진태는 처음에는 목표를 (이 정도로) 크게 잡지 못했다. 어느 순간 목표보다 더 많이 오게 된 것을 알았는데 그런 부분은 (긍정적으로) 점수를 주고 싶다. 신인이다보니 무서운 것을 무서운 줄 모르고 덤벼낸 것이 어느 정도 좋은 결과를 이끌었다”고 신인 첫 해를 평가했다. 이어 부족하지만 프로에 온 뒤 좋아진 부분이 많다. 배운 것도 정말 많다. 앞으로도 신인다운 자세로 임하겠다”며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순간에서도 언제든지 준비된 투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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