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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딱 90년대 `최성국표` 웃음의 귀환 `구세주: 리턴즈`
입력 2017-09-08 17:24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90년대 코미디의 한 획을 그었던 '최성국표' 웃음이 돌아왔다.
세련되진 않았지만 웃음이 터져 나오는 신이 꽤 있다. 초반 화장실에서부터 '더럽게' 웃긴다. 최성국 특유의 섹스 코미디와 과한 행동, 대사들의 '병맛' 웃음이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사채업자 역의 이준혁도 이제껏 보지 못한 애드리브를 광범위하게 발산하며 최성국과 코미디 대결을 펼친다.
영화 '구세주: 리턴즈'(감독 송창용)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를 배경으로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고 하숙집을 하는 상훈(최성국)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IMF 시대, 사업에 실패한 이가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려야 했던 상황 등 가진 것 없던 소시민들을 주인공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코미디가 전부는 아니다. 인정 많은 하숙집 주인아저씨 상훈과 안주인 지원(김성경), 하숙생들(송삼동, 정이연, 한보민, 배진웅 등등), 악덕 사채업자들의 이야기가 관객에게 과거를 돌아보게 할 법하다. 하숙비가 밀려 어쩔 수 없이 술집에 나가야 하는 대학생과 교수가 되기 위해 갑질을 참아내야 하는 대학원생 등등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버무려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하기도 한다.

제목이 '구세주: 리턴즈'이기에 과거 '구세주' 시리즈처럼 작정하고 웃음만을 강요할 듯싶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코미디는 촬영 현장에서 만들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래 시나리오에서는 코미디가 거의 없었다. 과거 감성의 드라마적인 요소로 관객을 몰입시키려 했던 모양인데, 최성국이 합류하면서 코미디도 놓칠 수 없었던 연출자가 도전을 감행한 모양새다.
그 때문에 욕심이 과하다고 느껴질 법하다. 하지만 최성국의 코미디를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까. 아마도 관객 대부분은 최성국의 '구세주'를 통해 세련된 웃음과 기교를 기대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오히려 영화 후반부에는 예상하지 못한 가슴 따뜻한 무언가를 느낄지도 모르겠다.
최성국과 이준혁의 코미디에 더불어, 하숙생 배진웅이 전하는 웃음도 특기할 만하다. 새로운 재미다. 입대를 앞둔 학생 역할인데 그의 외모나 행동들이 관객을 당황스럽게, 묘하게 웃긴다. 이 외에도 새로운 얼굴인 정이연, 아나운서에서 영화배우로 도전한 김성경이 괜찮은 연기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는다. 특히 김성경은 화장기 하나 없는 민낯 열연을 펼쳤다.
'구세주: 리턴즈'는 박하게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어도 피식피식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98분. 15세 이상 관람가. 14일 개봉 예정.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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