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강남 재건축 11곳 분양 대기…`로또청약` 전략은
입력 2017-09-08 16:14  | 수정 2017-09-09 11:34
정부가 8·2 부동산대책 후속 조치로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낸 지 이틀 만인 지난 7일 '신반포센트럴자이'가 최고 510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강남 재건축 시장이 다시 불붙고 있다.
분양가를 잡으려는 정부 규제가 오히려 투기를 조장하는 '규제의 역설'이다. 통제된 분양가와 주변 시세 간 차이로 형성된 '로또 청약' 단지를 고르기 위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청약가점과 추첨제 등에 따른 '강남 새 집 잡기' 전략을 살펴봤다.
8일 매일경제신문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분양 예정인 강남 4구 주요 11개 단지의 일반분양 물량과 예상 청약가격을 분석한 결과, 청약가점이 낮아 추첨 대상인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개포주공8단지가 주목된다. 또 가점이 높은 경우 분양가와 현 시세 간 차이가 큰 청담삼익에 관심을 가져도 좋다.
전문가들은 가점이 낮거나 1주택자 등 추첨을 통해 분양을 받아야 하는 수요자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은 단지를 공략할 것을 조언한다. 오는 12월 분양 예정인 개포주공8단지는 전체 1975가구 중 176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같은 일원동에서 최근 분양한 단지는 래미안루체하임으로 3.3㎡당 평균 분양가가 3730만원이다.
강남 재건축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주변 분양가의 110%를 초과하는 사업장의 보증을 거부하겠다며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고 있다. 결국 개포주공8단지의 HUG 분양보증 상한은 3.3㎡당 4103만원이 된다.
그러나 HUG가 무조건 110%까지 분양가를 높여 주는 것은 아니다. 실제 신반포센트럴자이도 지난해 분양한 래미안 신반포리오센트 분양가와 똑같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시장에선 개포주공8단지는 현대건설·GS건설 소유로 조합이 없어 분양가가 낮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래미안루체하임의 현 시세는 3.3㎡당 4800만원 수준이다. 개포주공8단지의 분양가가 2016년 래미안루체하임 분양가로 적용될 경우 분양가와 시세의 차이는 전용 84㎡ 기준 2억3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벌어지게 된다. 만일 3.3㎡당 4140만원에 분양한 개포동의 디에이치아너힐즈 수준에 개포8단지 분양가가 책정돼도 여전히 1억원 정도 시세 차이가 난다.
가점이 높은 수요자라면 일반분양 물량은 적지만 HUG의 분양가 제한으로 시세차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단지를 공략하는 게 좋다. 전문가들은 한강변에 위치해 입지가 좋은 청담삼익을 예로 든다. 청담삼익은 최근 분양한 청담 린든그로브의 분양가와 HUG 기준을 적용하면 비슷한 입지의 청담자이 시세보다 전용 84㎡ 기준 2억4000만~3억7000만원 낮게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가 '로또 청약'을 막기 위해 '채권입찰제'와 같은 추가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채권입찰제는 주변 시세와 분양가 간 시세차익 일부를 채권으로 정부가 회수하는 제도로 노무현정부 때 시도된 적이 있다. 또 다음달 말 시행 예정인 분양가 상한제가 본격 적용되면 강남 재건축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될수록 조합원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에 후분양제 등을 통해 분양 시기가 조정될 수도 있다.
[김기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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