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법원 "경찰 도움 못 받은 염전노예 피해자에 국가가 배상"
입력 2017-09-08 15:39 

노동력 착취와 감금·폭행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던 '염전노예' 사건 피해자 가운데 일부에게 국가가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나머지 피해자들의 경우 국가의 책임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상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김한성 부장판사)는 8일 강모씨 등 염전노예 피해자 8명이 국가와 전남 신안군·완도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국가가 박모씨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30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자를 포함하면 국가가 지급할 금액은 총 3700여만원이다.

재판부는 "박씨가 새벽에 염전을 몰래 빠져나와 도움을 요청했는데도 경찰관은 지적장애가 있는 박씨를 보호하고 염주(염전 주인)의 위법한 행위를 조사하기는커녕 염주를 파출소로 부르고 자신은 자리를 떠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관의 행동으로 인해 박씨는 결과적으로 염전에 돌아가게 됐고, 당시 박씨가 느꼈을 당혹감과 좌절감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박씨가 청구한 위자료 액수를 모두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다른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는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나머지 원고들은 공무원의 고의나 과실에 의한 위법한 공무집행이 있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주장하지 않거나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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