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가짜 도박 사이트 만들어 16억 뜯은 사기단 검거
입력 2017-09-08 14:22 
피해자의 추가 입금을 유도하는 메신저 대화 [사진제공 = 서울 서부경찰서 제공]

가짜 도박사이트를 만들어 고수익을 내게 해준다며 피해자들을 유인해 16억원을 받아 챙긴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피해자가 돈을 입금하면 사이트 화면상으로는 고수익이 난 것처럼 조작하고, 이를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게임머니 환전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추가로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허위로 도박사이트를 개설·베팅을 유도해 고수익이 난 것처럼 보이게 한 뒤 수익금을 현금화하는 데 필요하다며 수수료와 베팅 금액을 챙긴 사기 혐의로 이모(41) 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씨 일당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 15일까지 가짜 도박사이트 3개를 개설했다. 이후 홍보팀을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이미 정해진 결과에 베팅하는 것이므로 10배 이상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해당 사이트들을 알리며 참가자들을 모았다.

특히 이들은 홍보는 온라인상에서 전방위적으로 했으나, 구체적인 방법 안내는 카카오톡 등을 이용해 당국의 눈길을 피했다. 돈을 받는 통장도 주기적으로 여러 대포통장을 번갈아 가며 사용했다.
경찰은 이들의 계좌에서 16억원가량을 발견했으며, 피해자는 24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SNS 홍보글을 보고 피해자들이 연락해오면 홍보팀에서 "도박사이트에 가입한 후 ID와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우리가 대신 베팅한 후 수익금을 돌려주겠다"며 "이미 정해진 결과를 알고 베팅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성공한다"며 유인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돈이 부족하다고 하거나 사기를 의심해 멈추기 직전까지 계속 추가 입금을 유도한 것"이라며 "실제 도박사이트가 아니라 가짜 사이트를 만든 것으로, 투자 사기와 변형된 도박 사기가 합쳐진 형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이트를 만들어준 개발자, 홍보팀, 대포통장 모집책 등을 계속 추적할 방침이다.
한편, 경찰은 이 씨 일당과 별도로 다른 일당이 만든 도박사이트의 홍보팀으로 활동한 4명을 검거해 임모(20)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백모(21)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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